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1세기는 지식기반형 평생학습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이 곳곳에 들어섬으로 인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외연 넓히기와 거시적 독서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1인당 독서량이 많은 독서 선진국일수록 부유국이 되었거나 강대국이 된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건물 및 주택을 사거나 그 정보를 얻을 때조차도 도서관의 접근성을 주요 항목으로 검토할 정도이다. 그야말로 도서관이 지역문화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문화 지표의 산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세계 최빈곤국가에서 ‘상위 20%’에 들만큼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력을 쌓는 도서관의 기능을 높이고 노인 인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주지하다시피 2000년 이후 우리 사회는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오고 있다. 2014년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2.7%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4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단체에 이르기까지 경로당, 노인정보센터, 노인복지센터, 노인일자리센터 등과 같은 노인 시설을 구축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인 중심의 틀만으론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한 국가의 미래는 독서 인구의 확보와 도서관 이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국가적 측면에서 도서관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도서관에서 세대 간 소통은 단절되어 있거나 극히 미미한 상태이다. 노년층에서는 현세대 및 차세대 주역들을 대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연륜이 담긴 조언자·정보제공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대적·환경적 요인이 다르더라도 깨달은 삶의 지혜와 철학은 불변의 진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문화·지식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본연의 역할 외에 세대와 세대가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이후 세대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말미암아 세대 간 소통의 부재 내지 미미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통이 되려면 세대 간 정보격차·문화격차·지식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 도서관으로서 가치 창조의 기지라고 볼 수 있다.

도서관의 평가를 규모나 소장 도서만으로 할 수는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도서관이 일상생활 및 문화 공간으로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드라마, 영화 등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이와 연관된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 또 찾아가는 도서관의 한계에서 벗어나 찾아오는 도서관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동문고의 비중을 높여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미국, 일본에서는 상당수 도서관이 도서대출 신청을 전화나 인터넷으로 받은 후 배달까지 무료서비스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 설립된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외에 목적별 전문도서관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를 테면, 쇼핑몰 주변에는 쇼핑과 관련된 도서관이 있어야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이용객들의 수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도서관의 제기능이 아닐까 한다. 도서관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있기를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