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 슈펜 홍대 매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번 사려면 비싼 신발 고정관념 깨며 등장
이랜드그룹 26개 매장 오픈, 파죽지세 확장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슈즈 SPA 브랜드 ‘슈펜’이 승승장구다. 2013년 5월 첫 매장을 낸 지 약 1년 반 만에 26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이달 들어 문을 연 곳은 서울 불광점, 경기도 평택 뉴코아 매장 등이다. 슈펜은 올해 20여개의 매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주말을 맞은 홍대 슈펜 매장. 50대 주부 3명이 부츠를 한 켤레씩 골라 계산대로 향했다. 50% 세일 중이다보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제품을 골랐다. 앵클부츠, 롱부츠도 2~3만원에 살 수 있다.

매장을 둘러보던 대학생 장재영(22, 여, 서울 강북 미아동)씨와 신혜정(22, 여, 인천 서구 왕길동)씨는 “일단 가격이 가장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슬립온과 캔버스운동화가 각각 1만원이다. “쉽게 신을 생각으로 고른다면, 가격대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평이다.

홍대 주변에 사는 60대 주부 김모씨는 한 달 전 이곳에서 부츠를 사고 이날 또 매장에 들러 제품들을 둘러봤다. 일단 ‘편하게’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홍대 주변에는 젊은층을 위한 작은 가게들이 많은데, 들어가서 마음 편하게 이것저것 신어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펜에서 지난달 구입한 제품도 신어보니 품질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백화점에서 사야 할 신발도 있겠지만, 편하게 신을 신발은 앞으로도 여기서 살 것 같다”고 김씨는 말했다. 다음엔 남편도 데리고 와서 신발을 신어보라고 할 생각이다.

의류 SPA가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아시아 최초를 표방한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은 업계의 관심거리다. 이미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온 가족을 위한’ 신발 쇼핑 매장이라는 컨셉으로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익숙한 디자인들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게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발은 천연가죽 제품이라도 8만원 이하에 가격을 정하고, 할인하면 4만원대에 살 수 있도록 했다.

슈즈 외에도 가방·머플러 등의 잡화, 10~20대를 위한 스냅백과 백팩 등을 구비하고 있다. 가장 비싼 제품은 남성 수제구두로 12만원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두들 슈펜의 성장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확실한 사업모델로 입증되면 뒤따라 SPA신발 사업을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슈펜보다 1년 늦게 시작한 DFD그룹 ‘슈스파’도 확장세가 빠르다. 작년 5월에 부천상동 첫 매장을 낸 후 현재 1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는 3월 명동 눈스퀘어에 매장을 내는 등 6개점을 추가할 계획이다.

제품 운영은 슈스파(소다 제품 포함) 70%, 수입제품 30%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대는 일반 여성구두가 7만 8000원~15만원대, 남성구두 7만 8000원~17만원인데, 시즌오프 때는 50%까지 할인율을 적용한다. DFD그룹이 소다·키사 등 제화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백화점 수준의 제품을 좀 더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전체 제품 구성은 슈즈 60%, 잡화가 40%를 차지한다.

슈스파는 올해 트렌드인 ‘놈코어(normcore)’에 초점을 맞추고 상품을 전개할 계획이다. 놈코어란 평범함을 추구하면서도 편안한 듯 꾸미지 않은 멋을 연출하는 패션 코드다. 멋스러운 슬립온이나 스니커즈 등이 핫 아이템이다.

슈스파 관계자는 “캐쥬얼화도 평범함을 거부하고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을 사용해 패셔너블하게 바뀌고 있다”며 “상권별 특징에 맞는 프로모션과 상품 운영에 주력하면서 옴니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유통형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슈스파 부천상동 매장 (사진제공: D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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