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오송~광주 송정 간 182.3㎞의 호남고속철도가 오는 3월 개통 예정인 가운데 지난 14일 광주 송정역에 호남고속철이 정차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광주·전남·북 시도지사 “고속철 본질 훼손 우려”
거리 32㎞ 시간 45분 더 걸려… 취지 어긋나

[천지일보 광주=이지수 기자] 오는 3월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KTX) 서대전역 경유를 놓고 호남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광주역을 호남고속철 노선에서 제외하는 대신 전체 편수 가운데 20%를 서대전역으로 경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

KTX 호남선이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운행시간이 45분 늘어나고 국토 균형 발전과 소외 지역의 교통복지를 실현한다는 당초 건설 목적에 맞지 않다는 것이 호남권의 입장이다.

광주·전남·북 호남권 3개 지역 시도지사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KTX의 상당 편수를 서대전역으로 우회 운행하는 방안이 수도권과 지방을 신속하게 연결하기 위한 호남고속철도의 건설 목적과 운영원칙에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속철도는 고속철도답게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호남고속철도의 본질을 훼손시킬 수 있는 KTX 운행계획을 재검토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이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남도의회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고속철도 노선의 서대전 경유 방안’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남도의회는 “서대전~계룡~논산을 거치면 기존 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리가 32㎞ 늘어나고 시간도 45분 정도 더 걸린다”며 “이는 8조원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호남고속철도 건설의 의미를 흐리게 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호남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 전북도는 “호남고속철도가 용산역에서 오송역-남공주를 거쳐 익산역까지 66분 걸리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111분 걸려 고속철도로서의 기능을 완전 상실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등 단체들도 성명서를 내고 호남고속철 서대전 경유에 대해 “서울~광주 간 반나절 생활권을 기대했던 호남인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앞서 15일 광주시는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는 당초 안보다 45분 추가 소요되는 안으로 사실상 호남고속철도를 저속철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고속철도를 바라는 호남 시도민의 여망에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호남고속철도 2월 초까지 호남고속철도 KTX 운행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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