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출처: 통계청)

어린이집 아동학대 건수 다른 기관보다 훨씬 많아
보육교사 2급 자격증, 인강 1년 반 들으면 따논 당상
“현장 실습과정 대폭 늘려 교사 자질·실력 키워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폭행 사건이 계속되면서, 허술한 보육교사 자격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점만 넘으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는 쉬운 취득 과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턱없이 부족한 실습시간도 꼬집었다.

보육교사는 보육시설에서 영유아의 보육, 건강 외에도 전반적인 관리, 운영을 담당하는 어린이집, 놀이방 등의 아동시설 교사를 말한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보육교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보육교사는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유망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육교사 폭행사건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하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연간 ‘100건’

우리나라 어린이집 아동학대 건수는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의 ‘학대피해아동보호현황’ 연도별 아동학대 발생장소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건수는 지난 2010년 100건을 기록한 뒤 2011년과 2012년 각각 159건, 135건으로 집계됐다. 유치원에서 매년 3~19건 정도, 학교에선 매년 25~67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인천 서구 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장난을 치다 자신의 얼굴을 밀쳤다는 이유로 4세 아동의 손목을 묶어 체벌한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지난달에는 남동구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낮잠을 자지 않는 2세 아동을 6차례나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또 최근에는 연수구 한 어린이집에서 김치를 먹지 않고 뱉었다는 이유로 4세 아동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에서도 아동을 가둔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이 입건됐다.

◆허술한 자격증 취득과정

전문가들은 보육교사 취득 과정이 너무 허술하게 운영돼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집 등에서 보육교사로 활동하려면 2급 이상의 보육교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한국보육진흥원에 전문대학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교에서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보육관련 교과목과 학점을 이수하면 2급 자격증을 받는다. 인터넷 강의(1년 6개월)를 수강해도 2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아동학 관련 수업 17과목(51학점)을 수강하고, 약 한 달(160시간)간 유치원 등에서 실습을 거치면 자격증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습과정이 턱없이 부족해 교사가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지민 대구공업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인터넷수강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현장경험이 거의 없다”며 “당연히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교사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니 결국 폭행을 하는 것”이라며 “이는 인터넷 수강의 단점이다. 실습과정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혜연 경북과학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승급시험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킬 순 없다”라며 “교사의 인성과 실력을 꾸준히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