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분기 누적적자보다 4분기 적자 규모가 더 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국내 정유 4사가 정유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2조원 이상 영업손실을 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등유·벙커C유를 생산하는 정유사업뿐만 아니라 파라자일렌·톨루엔 같은 석유화학 제품이나 윤활유를 팔아 돈을 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업체별 정유부문 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이 4060억원 적자, GS칼텍스 4016억원 적자, 에쓰오일 3923억원 적자를 냈고, 현대오일뱅크만 1792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의 정유부문 영업손실은 모두 합칠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무려 1조20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 때 국제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 재고평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영업손실 규모가 연간 2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3분기까지 손실을 더한 금액(4060억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GS칼텍스도 4분기에만 4000억원 상당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정유부문 적자를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유·기타 수익으로 보전했을 때 금액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의 4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 또한 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도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2000~3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수치 역시 정유부문 적자를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유·기타 수익으로 보전했을 때 금액이다. 정유부문에서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분석이다.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는 4분기 이익폭이 크게 줄어 겨우 적자를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부문의 1∼3분기 누적적자보다 4분기 석 달 동안 적자 규모가 더 컸기 때문에 대략 계산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1일 93.52달러에서 12월 31일 53.60달러로 4분기 내 4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도입해 제품을 파는 데까지 약 40일이 걸리는데, 비싸게 원유를 사서 낮아진 가격에 제품을 팔아야 해서 손실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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