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 (사진출처: 연합뉴스)

불교 “평화 공존 세계 열자”
천주교 “평화 기초는 형제애”
한기총 “통일한국 기금적립”

원불교 “성자적 삶 개척해야”
민족종교 “평화민족답게 사명”
교황 “세계평화 위해 나서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종교계를 이끄는 종교지도자들이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맞아 각 종단의 화합과 중흥 그리고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한반도 분단·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남북한 화해와 더불어 한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길이 활짝 열리는 희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불교계에서 가장 큰 종단인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지난 9일 오전 대전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 열린 신년하례법회에서 “한국불교가 정신세계의 지남(指南, 이끌어 가르침)이 돼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진제스님은 “수행승가가 먼저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어찌 사바(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화합과 평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말을 던지면서 종단 화합이 선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남과 북은) 한 핏줄로 태어나 뼈와 살을 함께 나눈 형제자매”라며 “불교가 앞장서 이념과 갈등을 불식시키고 한겨레의 동질성을 자각하도록 지대한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면서 남북화해와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염수정 추기경은 이달 초 신년하례식에서 사제들과 신도들에게 기도생활을 통해 평화를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기도는 신앙인에게 영혼의 호흡과 같다. 기도생활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평화를 누리게 한다”며 “기도의 완전한 모범이 되고 기도의 스승은 바로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님은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항상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새해 첫날 ‘세계 평화의 날’ 미사를 통해 “평화의 기초는 형제애”라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인간을 물질화하는 현대판 노예제도를 극복하기 위해선 형제애가 필요하다”면서 신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며 ‘양 냄새가 나는 사회’가 되길 기원했다.

◆“한반도평화 계기 만드는 한해 되길”

한반도 광복·분단 7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올해 키워드 중 하나는 ‘평화통일’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신년메시지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더 이상 유보할 수 없다”며 “민족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계기를 만드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무는 지난 5일 열린 신년예배와 하례회에서 “한국교회는 남북한 정권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평화통일을 지향하면서 대화 가운데 신뢰를 쌓아 가야 한다”며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신년하례회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한국을 위한 기도운동과 선교기금 1% 적립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남북통일을 준비하고 적극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용재 감독회장도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신년예배에서 밝혔다.

원불교 경산종법사는 신년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는 끊임없이 새로운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는 신성과 영감으로 지혜를 길러 멀리 생각하고 원만하게 준비하는 성자적인 삶을 개척해가자”고 당부했다.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도 신년메시지를 통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평화민족답게 사명을 다해 반드시 우리 힘으로 통일을 이루고 평화를 건설하자”며 “세계의 중심 민족, 중심국가로 가는데 매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 뉴시스)

◆교황,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 강조

세계 종교지도자들도 새해 메시지를 통해 갈등과 분쟁을 극복, 지구촌의 평화를 기원,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종교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교황은 지난 1968년부터 교황 바오로 6세가 처음 시작한 매년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올해 첫 미사에서 “하나님께 현시대에 모든 국가와 가정, 우리들의 가슴에 평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이라며 “올해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초점을 맞춰야 할 명제는 ‘더는 노예가 아니라 형제와 자매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면서 “평화는 우리가 찾으려고만 하면 항상 가능하며 우리 모두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평화와 관련된 구호가 새겨진 풍선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성 베드로 광장을 메운 수만명의 신도들에게 촉구했다. 교황은 올해가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이 되는 해임을 상기시키면서 지구촌에 더는 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전쟁종식과 세계평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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