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그래프는 월드퍼블릭오피니언이 주요 22개국, 총 1만 8487명을 대상을 종교 비방에 대한 권리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자료 :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

언론의 자유가 종교의 자유 침해할 수 있는가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이 전 세계 57%는 종교 비방 권한 인정, 35%는 부정의 입장을 보였다는 여론조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러한 결과가 과연 ‘종교비방금지 결의안’이 채택되는데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이번 조사 결과로 종교 비방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국가는 대부분 선진국이 많았으며 1위는 미국(89%), 그 다음으로 칠레(82%), 영국(81%), 영국·멕시코·홍콩(81%), 독일(76%) 순으로 한국(59%)은 평균보다 조금 높다.

상반된 입장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는 반대 입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종교 비방에 대한 권리를 부정하는 국가로는 이집트(71%), 파키스탄(61%), 이라크(57%), 팔레스타인(51%), 인도네시아(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힌두교 국가인 인도(59%)도 반대 입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미국 매릴랜드대학 여론조사기관인 월드퍼블릭오피니언이 주요 22개 국가를 상대로 총 1만 8487명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인터넷을 통해 ‘종교비방 권리여부’를 조사한 것이다. 한국인은 5월 9일 600명이 전화여론조사에 참여했다.

여론 조사 질문으로, 종교 비방 권리를 인정한 자는 ‘언론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종교 비판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으며, 반대한 자는 ‘특정종교를 비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벌금 또는 징역을 징수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올해 안에 개최될 유엔 총회 때 ‘종교비방금지 결의안’의 채택 여부가 결정되기 전 실시된 것이다.

이는 올해 3월 24일 유엔인권위원회가 이슬람회의기구(OIC) 56개국을 대표로 파키스탄이 제안한 ‘종교비방금지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이슈가 됐다.

이 결의안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학대를 받는 일이 잦고 종교 비난 역시 인권을 침해 받는 것’이라는 이유에서 제출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선진국들은 거의 종교를 비방해도 된다는 입장이 컸으며, 이슬람교의 국가는 비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특정 종교를 국교로 하는 나라에서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개인의 종교가 침해 받을 수도 있다는 결과다.

특히 한국은 종교자유국가이다. 언론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해서 특정종교를 비방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특정종교가 언론의 자유로 인해 침해를 받는다면 이것은 인권, 명예훼손이란 법망에 걸릴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비방에 대한 권리 인정 여부에서 59%가 인정, 38%는 반대 입장을 보여 과반수이상이 특정종교를 비방할 권리를 인정했지만 인구 5천만 명의 한국에서 600명만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한국의 전반적인 생각으로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