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사 김두현

 
경찰관서, 주민센터 등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고함을 지르거나 경찰관 (공무원)에게 욕설을 하고 난동을 부리는 행위를 어렵지 않게 봐왔을 것이다. 이를 보면서 ‘저사람 무슨 사연이 있길래 소란을 피울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대체 술 취해 막무가내인 사람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례로 10여년 전 파주 적성파출소에 근무 할 때의 일이다. 40대 초반 남성이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하다 파출소로 연행돼 와서는 경찰관에게 온갖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30여분간 계속해 수갑을 채우자 발길질로 경찰관을 때리고 파출소장 책상 유리와 화분이 깨지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늘 있는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던 자율방범대 한분이 “경찰 도대체 뭐하는 거야 저런×를 왜 그냥 말리고만 있는 거야 한대 쳐 박아 버리지, 우리나라 경찰 힘없고 참 한심하다, 분통터져 미치겠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주취 난동자를 제압하다가 수갑으로 인해 손목이 까지거나 넘어져 찰과상을 입은 것에 오히려 민원을 넣거나 소송을 하게 되면 사법부와 우리조직으로부터도 보호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해당 경찰관이 무리하게 제압 했다는 식으로 감찰조사를 받거나 민원인 손을 들어준 것이 드문 일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이 모든 게 비정상 사회현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관례처럼 파출소는 원래 ‘그런 곳이야’라는 인식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다행인건 2013년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 치안서비스에 대한 국민 욕구가 증대되고 경찰에 대한 호응도 향상과 주폭자들에 대한 엄중처벌이 공감대를 얻으면서 이모든 비정상 행위를 정상적으로 되돌려야 할 전환기를 맞게 됐다.

소극적 온정주의를 버리고 소란·난동 행위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통해 불필요한 경찰력 소모를 줄이고 공권력 정상화로 선량한 국민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동안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해 범죄예방 활동에 전념해야 할 지역경찰관들이 밤새 주취자와의 실랑이로 시간을 허비해 방범활동에 전념하지 못한 비정상 행위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등에 업고 정상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며, 경찰의 처벌 노력만이 능사가 아닌 만큼 건전한 음주문화와 성숙된 준법의식의 사회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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