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방기 우수 희곡 연극 ‘유민가’가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진제공: K아트플래닛)
해방 공간에 쓰인 탁월한 사실주의 극작술 돋보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대한민국 연극계에 처음 소개되는 해방기 작품 연극 ‘유민가’가 관객을 찾아온다.

극단 관악극회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준비한 ‘유민가(流民街)’는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극단 관악극회의 제3회 정기공연이기도 한 연극 ‘유민가(연출 정한룡, 제작총괄 윤완석)’는 해방 후 최초 희곡전문잡지에 실린 김동식의 희곡이다. 아직 대한민국 연극계에 공식적으로 소개된 바 없는, 해방 공간에 쓰인 탁월한 사실주의 극작술이 돋보인다.

작품은 해방 후에 창작됐지만 식민지 현실, 그 중에서도 식민지 치하에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의 궁핍상을 세밀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연극 ‘유민가’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작품의 연출이자 연우무대 창립 대표, 현재 연우무대 예술감독인 정한룡(순천향대 연극과 겸임) 교수가 1968년 대학 도서관을 이 잡듯이 뒤져 발굴한 작품으로, 47년 만에 정식으로 연극계에 소개하는 것이다.

정한룡 연출은 “이번에 관악극회에서 ‘유민가’를 무대에 올리는 데는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좋은 작품을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연극계에 소개하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 김동식은 월북작가로 분류돼 작가나 작품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유민가’는 1949년, 사실주의 극작법으로 쓰인 탁월한 작품이다. 다만 템포감이 지금과는 맞지 않아 이 시대에 맞는 템포감 유지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배우 이순재, 이수찬, 나호숙, 윤정금, 정창옥, 김일호, 김인수, 이석문, 설경수, 박재민, 류근욱, 김은혜, 홍승오, 고근섭, 이인석, 허광영, 서은영, 김동영, 황현주, 강규현, 전준범, 손준혁이 출연한다.

한편 관악극회는 대학 연극회 출신의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시대정신과 교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연극계에 반영함을 목적으로 2012년 창단됐다. 2012년 ‘하얀중립국(연출 최종률)’, 2013년 ‘시련(연출 이순재)’을 무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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