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 다윗의 탑. (사진출처: 연합뉴스)
‘고난의 길’ 바뀔 수도… 다윗의 탑 확장공사 중 유물 잇따라 발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예수가 빌라도 총독으로부터 재판을 받은 장소를 고고학자들이 거의 추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신약의 주요 장면인 예수의 재판 장소를 추정하는 작업은 15년 전 예루살렘 다윗의 탑 박물관 확장 공사를 계기로 본격화했다고 보도했다. 고고학자들은 확장 공사에 앞서 인근의 버려진 건물터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예상외의 유물들을 잇따라 발굴했으며, 예수가 재판을 받은 현장으로 추정하기 시작했다.

오스만 투르크와 영국이 지배할 당시 감옥이었던 이곳의 아래층을 발굴해 나가자 예수 재판이 이뤄진 곳이라고 추정할만한 증거들이 차례로 발견된 것이다.

이곳이 예수의 재판 장소로 최종 확인되면 예루살렘을 찾는 기독교인들이 순례하는 골고다 언덕까지의 순례길 ‘고난의 길(Via Dolorosa)’의 출발점도 바뀔 전망이다.

고난의 길은 지금까지 예루살렘의 지배자와 관심사에 따라 여러 번 변천을 거듭해 왔다. 비잔틴 시대에는 현재 박물관이 있는 예루살렘 서부에서 순례길이 시작됐다. 그러나 13세기에 들어서는 과거 로마군 병영이 있던 안토니아 성곽(총독관저)에서 출발했다.

◆“복음서 내용과 발굴조사 일치” 주장

성직자, 고고학자, 사학자들 사이에서 ‘예수 재판 장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성경에 대한 해석차에서 비롯된다.

성경에는 예수가 빌라도 총독의 관저에 끌려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관저가 로마군 병영에 있었다는 해석과 빌라도가 헤롯왕의 궁궐에 손님으로 가 있었을 때 머물렀던 관저라는 해석이 맞서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학자들이 대체로 재판이 헤롯왕의 궁궐 어딘가에서 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헤롯왕의 궁궐이 오스만 투르크 시대의 감옥과 다윗의 탑 박물관이 있었던 예루살렘 서쪽에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사이먼 깁슨 교수는 “요한복음에 재판이 예루살렘 성곽 문 근처의 왕궁의 울퉁불퉁한 돌포장 길에서 열렸다고 묘사돼 있다”며 “이는 발굴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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