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페셜] 조선 왕실 권위 세운 ‘어보’가 돌아온다
[문화스페셜] 조선 왕실 권위 세운 ‘어보’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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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태황지보(왼쪽 위), 덕종어보(왼쪽 아래)와 ‘고종황제존 옥책문’(오른쪽)에 고종황제의 존호 ‘수강(壽康)’이 새겨진 수강태황제보가 찍혀 있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국립중앙도서관)
올해 초 ‘문정왕후어보’ ‘현종어보’ ‘덕종어보’ 반환
왕실 혼례·책봉 등에 시호ㆍ존호ㆍ휘호 올릴 때 제작
종묘 보관된 어보, 정변·전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존
도장·보통·보록 등 최소 6개 이상 물건이 한 세트
국립중앙도서관서 어보 찍힌 고문헌 25종 58책 전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융화와 속죄의 의미를 지니고, 진취적이며 긍정적 기운이 강한 ‘청양’의 해를 맞았다. 그래서일까, 특히 올해는 국외로 반출됐던 조선 왕실의 어보가 잇따라 반환될 예정이라 더욱 반갑다.

지난 2013년 9월 27일에 한미 공조를 통해 압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조속한 환수를 위한 양국 수사당국의 협의 절차에 따라 이르면 올해 상반기경 반환될 예정이며, 미국 시애틀미술관이 소장해오던 ‘덕종어보’가 양국 관련 부처의 우호적 합의에 따라 오는 3월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왕의 정통성 상징 ‘印’

어보(御寶)는 국왕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국새와 같은 ‘왕실 도장’이나, 이 둘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국새는 사대·교린의 외교 문서 및 왕명으로 행해지는 국내 문서에 사용한 것으로, 왕위 계승할 때의 징표였다. 반면 어보는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에서 시호ㆍ존호ㆍ휘호를 올릴 때 제작돼 일종의 상징물로 보관하기 위한 용도였다.

따라서 어보는 왕과 왕비뿐 아니라 세자와 세자빈도 받을 수 있었으며, 격식의 구분을 위해 왕과 왕비의 어보는 사후 왕실 사당인 종묘에 안치됐다.

종묘에 잘 보관된 어보는 정변이나 전쟁 등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 어보는 총 366점이 제작돼 현재 323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보는 한 묶음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의 어보는 거북·용 모양의 의례용 도장과 도장을 담는 내함인 보통(寶筒), 보통을 담는 보록(寶盝), 도장·보통·보록을 각각 싸는 보자기와 보자기를 묶는 끈 등 최소 6개 이상의 다양한 물건이 한 세트다.

어보의 무게는 3~7㎏ 정도로, 한 손으로 들기에는 무겁다. 글자가 새겨져 있는 몸통 부분의 보신(寶身)과 거북·용 모양 등으로 장식된 보뉴(寶鈕)에는 술이 달려 있다. 거북이였던 보뉴의 모양은 대한제국 시기에 들어서면서 황제의 상징인 용으로 변경됐다.

어보는 거북 또는 용 모양으로 장식된 것과 모양·크기가 국새와 비슷하다. 그러나 국새는 금으로 제작됐고, 어보는 금박을 입히거나 은 또는 옥과 같은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조선 왕실은 국왕 문서와 서적 반사 등 행정적인 용도로 ‘시명지보(施命之寶)’ ‘선사지기(宣賜之記)’, ‘규장지보(奎章之寶)’ 등의 실무용 어보를 제작해 사용했다.

한편 대한제국 시기 고종은 ‘자주독립국가’를 선포하면서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등을 새로이 제작하기도 했다.

어보 찍힌 고문헌 전시

최근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조선시대에 제작한 어보가 찍힌 고문헌을 엿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새해 첫 기획 전시로 지난 2일부터 오는 3월 30일까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옛 문서와 책에서 만나본 어보’ 전시를 연다.

전시는 왕과 왕실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어보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문화를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교지(敎旨), 옥책문(玉冊文), 내사본(內賜本)에서 왕, 왕비, 왕세자의 어보가 찍힌 고문헌 25종 58책(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4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60여 년 만에 미국으로부터 반환된 대한제국 국새·어보 인장 9과 가운데 ‘수강태황제보’가 찍힌 고종황제존 옥책문도 공개된다.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는 1907년(융희 원년)에 제작됐다. 1907년(융희 원년) 순종황제(1874~1926년)가 고종황제(1852~1919년)에게 ‘수강(壽康)’이란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한 어보(御寶)다. 8각의 측면에는 주역(周易)의 팔괘(八卦)를 새겼는데, 조선과 대한제국을 통틀어 희귀한 형식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조선시대 국왕의 인장인 어보가 찍혀져 있는 고문서, 고서를 통해 국왕들의 다양한 인장을 살펴보고 왕실문화를 조명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전시목록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 ‘행사소식-도서관행사-고문헌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국전쟁 때 자취를 감췄던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 등 인장 9과(과, 인장을 세는 단위)가 지난해 4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60여 년 만에 미국으로부터 반환됐다. 국새 등 대한제국 왕실 인장은 한국의 문화재청과 미국의 국토안보수사국(HSI)의 공조 끝에 지난해 압수한 것이다.

당시에 문화재청 등 정부 기관과 양국 국회의원, 국내외 민간단체 등의 노력으로 애초 반환 시기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 지난해 미국 대통령 방한 일정 시 반환이 성사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인장 9과를 넘겨받는 것으로 반환 절차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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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옥 2015-01-06 20:13:18
와 귀한 물건이 온네요 우리나라의 귀한 물건들을 다 회수해야할텐데 말이죠

희망이 2015-01-05 21:12:32
어보가 돌아오다니 기쁜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