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수 급감… 영국 성공회 교회, 연평균 20여곳 폐쇄
네덜란드 가톨릭교회, 지난 10년간 3분의 2 문 닫아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신도수 격감으로 문을 닫은 유럽 교회 건물들이 세속적인 상가 등으로 변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3일(현지시각) 신도가 떠나 문을 닫게 된 유럽 교회 건물들이 상가나 체육시설, 심지어 술집으로 변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유럽의 교회들이 마을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교회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용도 전환을 모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 예로 한때 1천명이 예배를 드리며 도시의 구심점이었던 네덜란드 아넴의 성 조지프 교회는 이제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이 됐다. 소유자인 가톨릭교회는 이 건물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10년간 문 닫은 가톨릭교회 건물은 전체 1600곳 가운데 3분의 2다. 개신교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4년간 700개에 이르는 교회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연평균 20여 곳의 성공회 교회가 폐쇄되고 있고, 독일에서도 지난 10년간 515곳의 가톨릭교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자치단체들은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에서는 한때 교회였던 건물이 슈퍼마켓, 꽃가게, 서점, 체육관, 패션 상점 등으로 변모했다.

영국 브리스톨의 세인트폴 교회 건물은 서커스 훈련 학교가 됐다. 학교 측은 공중 곡예 연습에 적합한 환경을 찾다가 교회의 높은 천장을 주목했다. 에든버러의 한 루터교 교회 역시 높은 천장이 주는 분위기를 살려 소설 ‘프랑켄슈타인’ 테마 바(bar)로 바뀌었다.

WSJ는 주민들, 특히 노년층에서 한때 교회였던 건물에 들러 “웃기는 일” “믿음을 더럽히는 것”이라는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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