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9시 36분부터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중계했다. (사진출처터: 연합뉴스)
김정은 신년사 “최고위급 회담 못할 이유 없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새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통일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년 들어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1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 연설을 통해 남북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육성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29일 우리 정부의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대화를 제의한 데 대한 화답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전체 조선민족은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거족된 운동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 올해를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놓는 일대 전환의 해로 빛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군사연습의 중단 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내외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엄존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며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그만둬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동시에 맞는 역사적인 해”라며 “단절과 갈등의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이끌어내서 실질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정상회담까지 하자는 입장이다. 남한에 공을 넘긴 것”이라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나 삐라살포 문제, 5.24제재 조치 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남북관계가) 풀릴 수도,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는 “북한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남북관계에 대해 장황히 언급한 것은 기본적으로 관계 개선을 탐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대화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개선할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우리가 제안한 대화에 조속히 호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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