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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송태복·강수경·박준성·정현경 기자] 어느 해보다 종교로 인한 분쟁과 테러가 극심한 한 해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묵은 분쟁이 재점화되고 이슬람국가(IS)와 나이지리아 보코하람의 테러에 온 세계가 경악했다. 국내서는 갈라진 한기총이 아예 자멸 조짐을 보였고 불교계는 대표 선승인 송담스님이 조계종 탈종을 선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듯 종교로 인한 문제가 많은 반면 희망을 주는 종교계 소식도 많았다. 교황이 25년 만에 방한해 8월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했고, 9월에는 전 세계 170개국 정치·종교·여성·청년지도자가 하나 돼 ‘평화를 위해 하나 될 것’을 다짐하는 전무후무한 종교대통합 만국회의가 진행됐다. 청마의 해를 보내며 종교부 기자들이 선정한 종교 관련 5대 이슈를 선정해 정리했다.

1. 인류 미래에 희망 준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평화협약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서로 다른 종교가 하나 되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또 종교‧정치지도자들이 평화가 필수적이라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큰 한 걸음을 내디딘 사건이다.” (칼레마 모틀란테 남아프리카공화국 3대 대통령)

지난 9월 17~19일까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 주최로 진행된 ‘종교대통합 만국회의’에는 전 세계 정치·종교지도자 4000여명과 회원 20만명이 참석했다. 만국회의는 ‘전쟁종식과 세계평화를 이루어 평화의 세계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이를 위해 이만희 대표는 각국 전직 대통령과 대법관에게는 전쟁종식을 위한 국제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종교지도자에게는 평화를 위해 하나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여성은 세계여성평화그룹에 참여해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녀를 지키고, 청년은 국제청년평화그룹에 참여해 청년 스스로를 지키는 데 동참할 것을, 언론은 평화의 일을 적극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만국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치‧종교‧여성‧청년지도자들은 이 대표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고 만국회의가 인류가 고대한 평화를 이룰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후 지난 11월 루마니아에서는 전직 대통령 25명이, 인도에서는 세계대법관 160명이 한꺼번에 HWPL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HWPL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2.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한국이 ‘들썩’

25년 만의 교황 방한은 천주교계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이슈가 됐다. 지난 8월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내내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와 파격적 행보는 연일 화제가 됐다. 종교지도자의 방문이었음에도 종교인·비종교인을 떠나 나라 전체가 그에게 열광하고 뜨거운 환호를 보내는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늘 화제가 됐던 소탈하고 친근하며 탈권위적인 모습 그대로였다. 특권을 마다하고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 가장 낮은 곳을 찾아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 위로하며,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진심어린 태도를 보이며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이런 교황의 모습에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지지를 보냈다.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쉬운 이 시대에 이상적인 지도자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교황에게 온 국민이 열광하며 프란치스코 교황 신드롬이 일었다.

3. 영화 쿼바디스가 드러낸 부패한 한국교회

올 한해 한국교회는 예상치 못한 다큐영화 한편으로 뭇매를 맞았다. 대형교회 비리를 담담히 담은 다큐영화 쿼바디스에 한국교회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쿼바디스는 자기 교회 목사라면 어떤 비리를 저질러도 무분별하게 옹호하고 나서는 교인들의 모습에도 경종을 울렸다. 교회언론회가 직접적으로 상영방해에 나선 사실도 확인했다. 쿼바디스 파장이 커지면서 자멸조짐을 보이는 한국교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등 파장은 한동안 이어졌다.

4. 조계종 송담스님 탈종 ‘파장’

한국 불교계 대표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사건을 겪었다. 특히 한국불교의 선지식인이자 최고 선승으로 존경받는 송담스님이 조계종 탈종을 선언해 종단뿐 아니라 불교계 전체에도 충격을 안겼다. 90여년의 역사 속에서 수행승(선승)들의 정신적 버팀목이었던 선학원은 현 집행부가 강력히 추진한 법인관리법의 문제를 지적, 종단 부패상을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탈종을 선언하고 자체 운영에 나섰다.

이밖에도 교구본사 주지 선거 때마다 금품살포 의혹과 비리가 쏟아졌고, 스님들의 성추행·음주 논란 등도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자성을 촉구하던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자승 총무원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가 송담스님의 탈종 등 일련의 사태를 부추겼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최근 동국대 총장선출 과정에서도 종단이 사실상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종단과 학교 측이 갈등을 겪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5. 개신교인 눈치보다 또 유예된 종교인 과세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종교인 과세를 포함 소득세법 개정안은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1년 유예돼 사실상 ‘무산’ 됐다.

종교인 과세법안이 유예된 배경에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일부 개신교계의 반발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개신교인들은 낙선운동을 하겠다며 정계를 위협했고, 정치인들은 눈치보기에 바빴다. 일부 개신교인이 자발적인 납세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거센 반발도 지속됐다. 결국 종교계 의사를 반영해 기재부가 지난해부터 수정해온 세법 수정안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로 인해 이미 납세하고 있는 다른 종단과의 형평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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