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따스한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전국 방방곡곡 거리를 메운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해 목표액인 65억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는 등 기부 천사들이 늘어나 감동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묵묵히 돕는 따뜻한 손길
구세군자선냄비에 이어져

세월호참사 현장서 버팀목
종단 넘어 한마음 돼 봉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연말 따스한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전국 방방곡곡 거리를 메운 구세군 자선냄비가 목표액인 65억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는 등 온정의 손길로 가득 채워졌다. 올 한해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품어주는 기부 천사들이 늘어나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일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 76개 지역 360여곳에서 힘차게 울린 사랑의 종소리 자선냄비는 약 5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따뜻한 나눔 기부문화를 확산했다.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은 “자선냄비에 동참해 주신 국민에게 감사드린다. 이웃들의 삶과 희망을 되찾아 주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가슴을 울려 더 풍성하고 따뜻한 나눔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데 일조하는 역할을 성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86년째 이어온 자선냄비는 거리모금을 비롯해 톨게이트·교회·찾아가는자선냄비·물품후원·기업·온라인·정기후원회원모집·ARS모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문화를 이끌었다. 또 냄비 모양의 빨간 저금통 2만개는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전달돼 꼬마 기부 천사들의 따뜻한 손길도 모아졌다.

◆‘얼굴없는 천사’ 선행 이어져

올해도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이어졌다. ‘신월동 주민’이라고만 밝힌 익명의 기부자가 4년째 자선냄비에 편지와 함께 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많은 발전이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명동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기부자가가 다녀갔다. 그가 전한 평범한 흰 봉투 안에는 1000만원짜리 채권 5장이 들어 있었다.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면 6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구세군 측은 “해마다 잊지 않으시고 나눔의 손길로 도와주시는 모든 기부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6일에는 런닝클럽 JSRC이 정성을 모은 기부금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JSRC(JamSil Running Club)는 산타모를 쓰고 잠실 제2롯데월드~석촌호수 코스 5Km를 뛰어 모은 기부금과 산타모를 어려운 친구들에게 희망의 선물로 전달했다.

앞서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는 22일 2014 MBN 여성스포츠대상 상금 전액을 자선냄비본부 기부금으로 후원했다. 23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위로한 종교인

올해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한해였다. 특히 304명의 희생자가 난 세월호 참사는 국민 모두의 슬픔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무너져 내린 가족들의 곁에서 아픔을 위로하고 품어준 이들이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연인원 5만 5035명이 가족들 곁을 지켰다.

종교계와 사회시민단체 등 자원봉사자들뿐 아니라 자영업자·주부·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찾아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했다.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또 외국인들도 합류해 슬픔을 같이했다.

유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을 ‘소리 없는 천사’라 불렀으며, 가족같이 여겼다. 특히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등 각 종단은 자체의 행사를 최대한 축소하고 기도와 봉사로 유가족들의 희생과 아픔을 위로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종교계 자원봉사자들은 묵묵히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가족들과 함께 울고, 눈물을 닦아주며 부탁을 들어주는 등 끝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 신천지 인천교회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4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달동네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연탄 배달봉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가적 재난 속 빛난 종교계 자원봉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세월호 참사 긴급재난봉사단으로 활동한 스님과 불자들에게 “227일간 현장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스님과 불자들의 공로에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조계종은 세월호 참사 직후 긴급재난봉사단을 파견해 구호물품 지원, 릴레이기도 등 자원봉사활동을 적극 펼쳤다. 지역 불교계와 호남 6개 교구본사, 종단 차원의 유기적인 협조가 이어졌다.

원불교 자원봉사단체 ‘봉공회’ 자원봉사자들도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했다. 원불교 봉사자들은 세탁 지원 등 빨래 봉사를 주로 했다.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 천막 속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풍기 히터를 틀어가며 빨래를 말리기도 했다.

천주교에서는 광주가톨릭사회복지회를 중심으로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밥차를 운영했다. 또 가톨릭상장례봉사자회 회원들이 나서 팽목항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봉사도 펼쳤
다. 이 외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 사랑의씨튼수녀회, 살레시오수녀회 등 각 수도회들도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나누는 일에 적극 나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 자원봉사단체 등을 통해 개신교계도 봉사와 기도, 물품지원 등으로 정성을 모았다.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 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은 종교계 사회적 역할이 빛났다.

이 밖에 올 한해 전국적으로 자원봉사 재능기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신천지교회도 눈에 띈다. 신천지교회는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장상을 받았다. 또한 세월호 자원봉사뿐 아니라 사랑의도시락배달, 교통안내지킴이, 환경정화운동, 벽화그리기, 사랑의 헌혈, 외국근로자 섬김, 이·미용 봉사, 연탄나눔 봉사 등 지역 시민과 소통하는 재능기부 봉사를 펼쳐왔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최근 이웃사랑 실천과 탁월한 자원봉사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광주시 남구자원봉사센터와 6.25참전유공자회 부산사하구지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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