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제품 ‘실제가격’ 시장서 승기 잡는 관건될 듯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디스플레이의 진화는 확실히 LCD(액정디스플레이)를 넘어 OLED(유기발광디스플레이)로 가고 있다. 하지만 내년 시장에서는 LCD의 파생 제품인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 TV와 OLED TV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중국·삼성 중심으로 퀀텀닷TV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LCD의 진화버전인 QD TV다. 퀀텀닷이란 전압을 가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지름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양자점(반도체 결정체)을 말한다. QD TV는 기존 LCD TV 백라이트와 액정 패널 사이에 퀀텀닷 필름만 끼우면 되기 때문에 공정에 대한 투자비가 적다. 색재현력에 있어서도 OLED(110%)를 능가(125% 이상)한다는 강점이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D 디스플레이뱅크는 이런 장점 때문에 2013년 1000만달러에 머물렀던 글로벌 Q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0년엔 2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증권도 QD TV 출하량을 2015년 350만대, 2016년 1000만대로 전망하며 OLED(2015년 80만대, 2016년 170만대)보다 높게 점쳤다.
때문에 당장 OLED를 이용한 대형 TV 생산이 어려운 중국업체들과 삼성전자는 내년 시장의 콘셉트를 ‘QD’로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TCL은 이미 올해 IFA에서 제품을 공개하고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QD TV ‘H9700’제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가격도 OLED보다 낮은 1만 2999위안(약 229만원)으로 책정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예고했다. 평판TV 9년 연속 1위인 삼성전자도 CES 2015를 기점으로 본격 퀀텀닷 TV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프리미엄 라인을 중심으로 55인치부터 105인치까지 평면, 커브드, 플렉서블 등 다양한 형태의 초고해상도(UHD) 퀀텀닷 TV를 공개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도 평판TV 시장 1위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LG, 그래도 주인공은 ‘OLED’
LG전자도 QD 제품을 내놓는다. LG는 지난 16일 CES 2014에서 OLED를 비롯해 55·65형 UHD QD TV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OLED를 능가하는 장점보다는 LCD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과 친환경 비(非)카드뮴계 퀀텀닷을 적용했다는 점을 더 강조했다. 그래도 내년도 시장의 주인공은 ‘OLED’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반영한 셈이다.
LG전자에 TV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OLED에 힘을 싣고 있다. 2015년 인사에서도 그간 OLED 사업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 여상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수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주공장에 E4라인을 가동해 생산을 늘려 원가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일본 OLED 재료업체인 이데미츠코산과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했고, 우군확보를 위해 일본, 중국 TV제조사와 패널 공급도 타진 중이다. 또한 CES 이후 OLED와 퀀텀닷 디스플레이 비교 체험회를 통해 OLED의 우수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가격·마케팅 콘셉트가 중요
주도권 경쟁의 관건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OLED는 초반보다 가격을 1/4 줄여 300만원대로 낮췄지만 캐시백 혜택 등이 포함된 것이어서 실제 가격 하락으론 보기 힘들다. QD도OLED보다는 저렴하지만 기존 하이엔드급 제품보다는 30% 정도 비싸다.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제조사들의 QD 가격 정책에 따라 판도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퀀텀닷 필름 가격이 높아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지 의문”이라며 “또한 QD TV는 색재현력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붉음 번짐 현상과 OLED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명암비, 응답속도 등에 대한 기술적인 한계도 있어 마케팅 콘셉트와 가격이 주도권 싸움에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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