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설․땅굴설 유포 통로가 된 개신교… “교회가 무지 키워” 비판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한국교회 내에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전쟁설과 땅굴설 등 ‘음모론’에 신앙인들이 휩쓸리는 이유를 분석하고 이에 동조하지 않도록 해법을 제시하는 좌담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계간 <통일코리아>를 발행하는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은 지난 23일 효창카페에서 ‘땅굴과 전쟁설,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는 김성원 통일코리아 편집장이 맡았고, 패널로는 양희송 청어람 대표, 윤은주 뉴코리아미션 이사장, 윤환철 미래나눔재단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토론에 나선 패널들은 교회가 분별력을 가지고 논란을 걸러낼 수 있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환철 사무국장은 홍혜선씨의 ‘12월 전쟁설’과 관련해 홍씨가 강연 영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어도 땅굴을 믿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들을 기독교인이라 말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이는 개신교가 아닌 ‘땅굴교’라 하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예언을 듣고 있다는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생각 없이 사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고, 조금 더 생각하면 한국교회는 무지의 흐름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희송 대표는 홍씨의 주장에 대해 의외로 많은 이들이 아멘으로 화답하는 것을 보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보다도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한 그 두려움과 공포가 훨씬 더 강력하게 이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기독교의 모양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신학적으로 굉장히 허술하고 일방적인 주장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양 대표는 한성주 장로가 주장하는 땅굴설에 교회가 동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교회연합 같은 교계연합기관이 이를 부정하는 성명을 냈음에도 가라앉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이런 음모론을 자제시킬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윤은주 이사장은 홍씨가 지난 14일 새벽 4시 30분에 전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해 “아무런 선악 간 판단조차 하지 않고 지나가는 상황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며 다시는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홍씨에 대한 책임추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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