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반도만 자생하는 희귀수종… 美, 종자 가져가 개발
지구 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놓여 보존방안 연구 시급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매년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가수 김현철의 크리스마스 노래,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구세군 자선냄비, 아름답게 장식한 트리, 알록달록 전등 장식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이중에서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트리’다.

트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설치하는 대표적인 장식물이다. 은은하고 화려한 전등과 장식품으로 꾸민 상록 침엽수를 집안이나 야외 등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는 소나무를 제외하고 아홉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제일 각광 받는 나무는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구상나무’다. 크리스마스가 외국에서 유래된 문화다보니 트리 장식용으로 쓰이는 이 나무도 외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별한 수종이다.

구상나무는 외국에서 ‘한국의 전나무’로 불린다. 1907년 제주도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 됐으며, 백두산과 시베리아 등 한대성 상록 침엽수인 분비나무, 가문비나무와도 같은 종으로 알려졌다.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 Wilson’이다. 1915년에 미국의 식물학자 윌슨에 의해 ‘한반도에만 존재하는 희귀수종’으로 분류됐다.

구상나무는 산지의 서늘한 숲속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흰색이며 노목(老木)이 되면 껍질이 거칠어진다. 어린 가지는 노란색이나, 나중에 갈색이 된다. 겨울눈은 둥근 달걀 모양이고, 수지가 있다. 잎은 줄기나 가지에 바퀴 모양으로 돌려나며, 줄 모양의 바소꼴이다. 높이는 약 18m, 길이 9∼14㎜, 나비 2.1∼2.4㎜이며, 겉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흰색이다.

꽃은 6월에 피며 암수 한그루다. 암꽃이삭은 가지 끝에 달리는데, 짙은 자줏빛이며 자라서 타원형의 솔방울이 된다. 수꽃이삭은 타원형으로 길이 1㎝정도다. 솔방울의 빛깔에 따라 푸른구상(for. chlorocarpa), 검은구상(for. nigrocarpa), 붉은구상(for. rubrocarpa)으로 구분한다.

재목은 건축재·기구재·토목재·펄프재로 쓰이며, 정원수나 크리스마스트리로도 많이 이용한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의 중턱 이상에 숲을 이루고 있다. 전라남도 무등산, 전라북도 덕유산, 경상남도 지리산 등지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속리산에서도 군락이 확인됐다.

▲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구상나무 군락 전경과 구상나무 열매(왼쪽). (사진제공: 문화재청)

◆외국서 인기… 반출돼 품종 개발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도 인기가 있지만, 최고의 정원수로 꼽힌다. 오래 전 미국은 구상나무 고유종을 가져가 정원수 등 다양한 품종으로 개발해 상품화 시켰다. 세계 여러 곳에 다양하게 품종 개발돼 현재 구상나무에 대한 우리나라 고유종의 소유권은 주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현재 멸종위기종(2013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에 속해 있다. 나무의 생육이 점점 쇠퇴하고 있어 이에 따른 보존 방안 등에 관한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의 세계사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대해 현재 알려진 가장 오래된 예는 16세기 초, L. 크라나하의 동판화에 그려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또 1605년 여행가 알자스 지방의 여행기에는 “슈트라스부르크(현, 스트라스부르)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색종이로 만든 장미꽃이나 사과, 설탕 등을 장식한 나무를 세웠다”고 기록돼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원래 크리스마스 날부터 공현제(1월 6일)까지 장식된다. 공현제에 비로소 과자나 장식을 치운다는 것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행사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독일 각지에서는 옛날부터 동지나 신년에 생명력의 상징인 상록수의 가지를 창이나 천정에 장식하는 풍습이 있다. 트리에 장식된 음식물이나 등에는 풍요의 기원이나 악귀를 방지하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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