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유관순 열사가 묻혔던 이태원 부근에 추모비 건립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용산구는 23일 오후 용산구청 9층 중회의실에서 유관순열사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종래)를 발족하고 66명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위원장은 이종래 이봉창생가복원추진위원회 회장이 맡게 됐으며, 부위원장은 한동수(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박삼규 용산문화원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과 4월 1일 아우내장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다가 체포돼 5년형을 선고받은 뒤 1920년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중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모진 고문을 당해 9월 28일 옥사했다.
이종래 위원장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가 옥사한 후 일제는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보름간 방치했다. 유 열사의 부모와 가족 대부분은 아우내장터에서 다 순국했기 때문에 이화학당 학생과 선생들이 거칠게 항의함으로써 옥사 15일후에야 돌려받았다. 그리고 10월 14일 정동교회에서 장례식이 거행된 뒤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그러나 일제가 1936년 이태원 공동묘지 자리에 군용기지 조성 목적으로 미아리 공동묘지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해를 분실하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을 이종래 위원장으로부터 전해들은 성 구청장은 자료 확인 후 즉시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태원 공동묘지 자리는 현재 이태원 이슬람사원 인근의 사유지라 구는 유관순 열사 추모비가 옛 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물색한 결과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을 선택했다. 성 구청장은 추모비 제작과 추모제 개최 등의 예산으로 약 4천만원의 예산을 통과시켰다. 13명의 구의원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했을 정도로 구의 절실한 사업이었다.
구는 조만간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중 추모비 제막 시기와 비석의 재질 및 모양 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유관순 열사는 젊은 나이에 목숨을 담보로 독립운동을 펼치다 가족까지 잃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했다. 그리고 이태원 자리에 묻혔으나 묘까지 없어졌으니 기구한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무지한 저에게 이 같은 사실을 깨우쳐 줬으니 역사의 준엄한 명령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며 후손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작은 출발을 하게 된 것”이라며 추진위원회 위촉에 의미를 큰 의미를 뒀다.
이종래 위원장은 “시신은 없지만 추모비라도 세우자고 성 구청장에게 제안했는데, 이를 흔쾌히 수락해줘 감사드린다”며 “이 사업을 통해 유관순 열사가 우리의 혼과 정신과 얼속에 다시 부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기뻐했다. 아울러 “추모비를 세우는 동시에 가능하다면 유 열사가 만세를 부르고 있는 모습의 동상까지 세우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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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yykim@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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