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무안 청계농공단지 ⓒ천지일보(뉴스천지)

3명은 암으로 사망, 2명은 암 투병
“분진과 악취… 철재지붕 부식까지”
배기설비 없이 발암물질 무단 배출
민원 안 먹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

[천지일보 무안=김미정 기자] 전남 무안군 청계농공단지의 한 주물공장에서 발암물질이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제재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암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주물공장은 중금속을 다루는 곳으로 철을 녹여 틀에 부어 물건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화학물질인 비소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은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계농공단지 주물공장 주변 무안군 청계면 청수리 1구와 2구 주민 중에는 지금까지 3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현재 2명이 암 투병 중이다. 몇 년 전에 출산한 산모의 아기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주물공장에서 200m 이내에 거주한다는 점이다.

실제 주물공장 주변에서 살다가 암으로 사망한 주민 중 강모(당시 72세)씨는 대장암, 김모(당시 72세)씨는 혈액암, 노모(당시 70세)씨는 간암이었고, 현재 투병 중인 배모씨와 최모씨는 폐결전과 폐기종인 것으로 진단됐다.

해당 주물공장은 지난 2000년부터 들어섰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주물공장은 제대로 된 배기설비 없이 오픈된 상태에서 작업을 해 대기유해물질을 무방비로 배출하고 있다.

주물공장 인근 주민인 최순주씨는 “주물공장은 배기설비를 갖추고 문을 닫은 상태에서 작업해야 하지만 이 주물공장은 배기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문을 열고 작업한다”며 “분진과 악취가 날려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주변에 철로 만든 빔과 지붕들이 빨갛게 부식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무안군 외에도 ‘암 공포’ 확산 지역은 경기도 김포시에서도 진행 중이다. 김포시는 해당 주물공장을 상대로 강력히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이 집행 정지 결정을 내려 여전히 공장이 가동되고 있어 논란이다.

이는 정부가 환경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분별하게 주물공장 설립 허가를 내준 처사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가 환경 규제를 없애버리고 완화시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무안군 청계농공단지의 C업체 최모 사장은 주물공장을 상대로 대기유해물질 시정을 요구하는 등 민원을 수차례 무안군에 제기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행정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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