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기가 높아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파워레인저. 23일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개점과 동시에 파워레인저 시리즈 11개 모델의 판매가 시작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반기 들어 엎치락뒤치락
공급 모자란 일본 ‘파워레인저’
23일도 개장과 동시에 품절 사태
X-mas 전 마지막은 24일 이마트
또봇, 델타트론 시리즈 TV방영
여전한 인기로 뒷심 기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어휴, 새벽 4시 30분부터 지금까지 기다렸어요. 발가락이 어는 줄 알았네요. 아기는 3살이고요.”

서울 독립문 근처에 사는 김선태(31, 남)씨는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5시간이 넘는 기다림 끝에 ‘1번’ 번호표를 받았다. 파워레인저 티라노킹을 살 수 있는 대기표다.

2, 3번 대기자들도 만만치 않다. 한겨울 새벽 찬바람을 뚫고 온 백기영(68)씨는 5살 손자를 위해 이화여대 앞에서 서울역까지 아내와 함께 왔다. 선착순 1인 1개씩 팔기 때문에 2개를 사가기 위해서다. 주로 3~9세 아이들이나 조카를 둔 사람들이 이날 매장 안에 긴 줄을 만들었다. 바라는 제품을 살 수 있을지 걱정과 흥분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9시 55분부터 드디어 포스기 앞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기다리던 로봇을 받아든 백기영 할아버지는 “만세!”를 외치면서 손자에게 줄 선물을 마련한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판매 공지된 350여개의 파워레인저 제품은 예상대로 순식간에 완판 사태를 맞았다.

또봇이냐, 파워레인저냐. 올해도 새록새록 어린 동심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1위 ‘로봇’을 기다린다.

단지,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본 ‘파워레인저’ 시리즈가 거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3년은 영실업 ‘또봇’이 없어서 못 팔 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선물 구매가 절정을 찍는 24일(크리스마스 이브)이 지나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파워레인저는 롯데마트에서 크리스마스 전 마지막 물량이 23일 완판됐다. 물량부족으로 지난 18일 이후 쭉 판매가 없었다. 이마트가 24일 마지막 판매를 시작하는데, 역시 준비 물량이 금세 동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크리스마스 로봇 시장의 화제는 단연 ‘파워레인저’다. 파워레인저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인기 로봇이다. 올해 7월부터 파워레인저의 37번째 시즌인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가 국내 방영되면서 인기가 급격히 치솟았다. TV 화면에 등장하는 멋진 로봇이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반다이사로부터 들어와 국내에 판매되는 파워레인저는 이미 지난 가을부터 물량이 달리는 현상을 빚었다.

이처럼 ‘귀한’ 로봇을 구하기 위해 부모들은 아침부터 마트에 나와 ‘로봇 전쟁’에 뛰어든다. 품절되면 언제 다시 구할 수 있을지 모르는 파워레인저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다이노포스 DX 티라노킹’이 7만 5000원, ‘다이노포스 DX 프테라킹’이 6만 5000원이다. 뼈대 역할을 하는 기본 로봇에 ‘가브리볼버’ 같은 총을 장착하면 변신이 가능하다. 4살 아이를 둔 유성민(35, 여, 서울 용산구 서계동)씨는 “아이들 따라 취향이 좀 다른데, 총과 칼을 붙이고 변신하기를 좋아하는 경우는 최소 2개를 사줘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올해 7월부터 파워레인저가 방영된 이후 또봇을 앞지를 만큼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었다.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몰이 지난 11월 말 인터넷에서 4일간 진행한 ‘파워레인저 DX 티라노킹’의 한정 수량 판매에는 첫날 4만명의 접속자가 몰렸고 4분 만에 품절됐다.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웃돈을 붙여서 거래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 23일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고객들이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긴 줄을 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렇다고 국내 남아용 완구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또봇의 인기가 식은 것은 아니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까지 1달간의 전국 대형 할인마트 완구 매출을 집계한 결과 영실업의 ‘또봇 어드벤처Y’가 1위를 차지했다. 어드벤처Y는 지난 9월부터 TV방영이 시작된 또봇의 15시즌이다. 이 외에도 ‘또봇 델타트론’이 3위에 올랐는데, 델타트론은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또봇 16시즌이다. G마켓이 이달 판매한 또봇 한정판 5개 모델도 각각 2000개씩 완판행렬을 기록했다. TV 시리즈가 방영되면 인기가 오르는 완구계의 일반적인 흐름을 생각하면 또봇이 크리스마스에 뒷심을 더욱 발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가격은 ‘또봇 델타트론’이 대형마트에서 6만 2900원에, ‘어드벤처 또봇 Y’는 4만 9000원에 팔린다. 하지만 로봇끼리 결합하면 더 큰 로봇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러 개를 사다보면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영실업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24일을 절정으로 25일 오전까지 가족 나들이차 구매가 이뤄진다”며 “추가 출고를 진행해 물량에 부족함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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