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케이프타운서 회의, 플레이오프 오심 등 대책 논의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FIFA 집행이사회 임시총회를 소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IFA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블래터 회장이 다음달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집행이사회 임시총회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 시작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 1시간 전인 오후 2시에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 개장식이 벌어지므로 그야말로 ‘긴급 소집’이다.

보도자료에서 드러난 집행이사회 임시총회가 열리는 이유는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과 최근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승부조작 사건 때문.

플레이오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은 바로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사건이다.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앙리의 핸드볼 파울을 보지 못한 주심의 오심 때문에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에 나가고 아일랜드가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는 재경기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FIFA는 절대로 재경기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FIFA가 집행이사회를 긴급 소집한 것을 놓고 축구계에서는 재경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집행이사회 임시총회가 열리는 날짜가 조 추첨식 이틀 전에 벌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자리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프랑스는 1번 시드 배정이 유력한 반면 아일랜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조 추첨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

또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승부조작 사건 역시 FIFA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건 중의 하나다.

독일 보쿰 검찰과 경찰은 지난 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유로파리그와 유럽의 프로축구 리그에서 최소한 200경기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용의자들은 선수와 감독, 심판, 클럽 관계자들을 모두 매수해 승부조작에 끌어들인 뒤 스포츠 베팅에 돈을 걸어 최소 1000만 유로(약 193억 원)를 챙겼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원만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에 걸려든 주요 경기는 올해 벌어진 UEFA 챔피언스리그 최소 3경기와 유로파리그 12경기, 21세 이하 유럽축구선수권 1경기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터키, 독일 2부 리그,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9개국 리그 경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이번 승부조작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밝혀 승부조작 경기 수와 연루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이라는 4년에 한 번 개최하는 FIFA의 최대 행사를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에 대해 조 추첨식이라는 일종의 축제를 앞두고 집행이사회를 긴급 소집한 것만 보더라도 FIFA가 이번 일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과연 FIFA가 이사회 긴급회의를 통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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