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영국 성공회가 48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교를 임명했다.

BBC 등 영국 언론은 17일(현지시각) 영국 성공회가 첫 여성 주교인 리비 레인(Rev. Libby Lane, 48) 체스터 교구 사제를 맨체스터 스톡포트 교구의 신임 주교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성공회의 본산인 영국 성공회는 호주, 캐나다, 미국 등에 이어 여성 주교 시대를 맞게 됐다.

앞서 영국 성공회는 성서를 근거로 ‘지도자는 남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대론이 거셌으나 지난 7월 여성에게도 주교 문호를 개방하도록 교회법을 개정했다. 이어 지난달 최고 의결기구인 총대회에서 이를 승인했다.

지명 소식을 들은 레인 사제는 “생각도 못한 기쁨을 느끼고 있다”며 “이 역사적인 날을 수십년 동안 기다려 온 사람들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임 레인 주교는 여왕의 재가를 거쳐 내년 1월 26일 잉글랜드 요크의 대성당에서 임명식을 갖고 스톡포트 8대 주교로 취임한다.

옥스퍼드대 출신의 레인 주교는 영국 성공회가 사제직 문호를 여성에게 처음 개방한 1994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기혼자인 레인 주교는 성공회 사제인 남편과 함께 서품을 받아 영국 성공회 최초의 부부 동시 서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레인 신임 주교의 임명을 환영한다”면서 “역사적인 지명으로 남녀평등을 향한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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