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법원 최종판결에 따라 교회와신앙이 올린 정정보도문. 지난 2012년 10월 교회와신앙이 보도한 강북제일교회를 산옮기기 하러 신천지교인이 투입됐다는 기사가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임을시인하는 내용이다(위). 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까페에 지난해 8월에 게재된 글로 목사의 학력비리를알고 있는 교인이 교회 내에서 신천지 추수꾼으로 몰려 교회를 나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쿼바디스로 대형교회 논란되자
"신천지 주장과 같아 기분 나빠"
괜한 '신천지 탓'하며 본질 호도

한국교회, 신천지 견제에 혈안
목사, 온갖 음해로 증오심 키워
비리 들추는 교인에 ‘신천지’ 낙인

은폐․권력 위해 신천지 개입 조작
이단경계심․목사맹신, 개혁 걸림돌
“목회자, 신천지 못 가게 거짓말”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영화 쿼바디스 이후 세상을 걱정해야할 교회가 세상의 걱정거리가 됐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쿼바디스는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나열했을 뿐이고, 개봉관도 극히 일부였지만 ‘진실’을 말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목사 말이면 아무 생각 없이 따르는 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쿼바디스 파장이 커지면서 이유 없이 곁눈질을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일부 네티즌이 쿼바디스의 내용이 신천지가 말해온 한국교회 비리와 똑같아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에 편승해 영화의 본질을 호도하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괜한 ‘신천지 탓’을 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현상은 이번 쿼바디스 사례뿐 아니라 최근 한국교회에서 빈발하고 있다.

◆담임 목사에 반기들자 ‘신천지인’ 낙인

“담임목사의 학력비리를 알고 있던 탓에 신천지 추수꾼으로 매도돼 교회를 나왔습니다.” 지난해 8월 800명 규모의 중형 교회에 다녔다는 네티즌이 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까페에 올린 글이다.

아이디 py****의 이 네티즌은 “제가 다니던 신학교에 같은 학번으로 다녔다는 우리 목사님을 전 학교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언뜻 목사님께 말했더니 ‘생각 잘 해라. 네 입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이후 저는 신천지 추수꾼으로 매도당했고 그 교회를 나왔습니다.”

이 네티즌은 학력비리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소속 교인을 매도한 담임목사의 행태에 분노하면서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지난 2012년 10월 22일 교회와신앙은 강북제일교회에 신천지 교인이 투입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강북제일교회는 담임목사였던 황형택 목사가 2011년 말 물러난 후 내분을 겪고 있었다. 재정 비리 의혹, 불법 청빙, 목사 안수 무효 등의 문제로 황 목사를 반대했던 하경호·윤석두 집사 측과 당회 측 교인들로 나뉜 상태였다.

갈등이 이어지던 중 갑자기 하경호·윤석두 집사가 신천지 교인이며, 신천지가 강북제일교회를 장악하기 위해 이들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당시 보도는 서울역에서 열린 최삼경 목사(예장통합 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박형택 소장(예장합신, 이단상담소), 신현욱 소장(전국 신천지대책협회장,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등의 기자회견에 근거한 것이었다.

기자회견에서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 서울 야고보지파 교인들이 강북제일교회를 장악하려고 들어갔다는 신천지 탈퇴자 3명의 증언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탈퇴자들은 윤 집사는 신천지교회 재정부장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보도내용에 대해 하경호·윤석두 집사와 신천지 측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지만, 기독언론까지 가세해 교회와신앙 보도가 사실인 냥 확산됐다.

그러나 고소로 이어진 해당 사건은 올해 7월 신천지 측이 최종 승소하면서 사실상 최삼경 신현욱 등의 조작극으로 판명됐고, 교회와신앙은 근거 없는 추측성 기사였음을 시인하는 정정보도를 냈다.

◆목사 성추행 피해자도 ‘신천지’로 몰아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성추행 피해자들도 교회 내에서 ‘신천지 교인’으로 낙인찍혀 2차 피해를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5월 모 인터넷 언론은 송태근 삼일교회 현 담임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여성들의 근황을 보도했다.

당시 송 목사는 “피해자들은 삼일교회 내에서도 신천지다, 꽃뱀이다, 네가 문제가 있어서 생긴 일이다 등 오히려 갖은 오해와 질책을 받았다. 그래서 교회에 출석할 수 없었고, 지인들을 만날까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오히려 죄인이 되어 마음에 상처와 분노가 커져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이후 정작 전 목사가 소속된 예장합동 평양노회는 전 목사 성추행 비리를 덮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다 사건 발생 4년이 넘은 지난 10월 전 목사의 성추행 비리를 폭로한 ‘숨바꼭질’ 발간 이후에야 해당 안건을 징계위에 회부해 교계 전반에 걸친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8월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의 성추행 논란 때도 신천지 개입설이 나돌았다. 당시 요한동경교회 비상위는 교회성명과 발표문을 통해 “현재 나돌고 있는 남녀선교회가 신천지에 넘어갔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관련 사역자와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면서 미확인 정보에 대해서는 비상위에 확인을 요청하라는 당부 글을 올렸다.

◆“누구 주장이든 옳으면 인정하고 고쳐야”

이처럼 교계가 목회자 비리를 무마시키는 수단으로 ‘신천지 개입설’을 악용하는 이유는 신천지에 대한 교인들의 반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최근 쿼바디스 상영 이후 “한국교회 비리를 다룬 영화 내용이 신천지의 주장과 같아 기분 나쁘다”는 일부 반응 또한 신천지에 대한 교계의 반감을 방증한다.

비리 목회자와 측근들이 신천지에 대한 이런 반감을 권력유지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신천지가 괜한 누명을 쓰는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신천지로 이동한 기성교인 대부분이 “성경공부 도중 신천지 말씀이라는 것을 안 순간 공포에 질렸다”는 고백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근 신천지에 입교한 김은영(43, 서울 종로구)씨는 “다니던 교회에서는 신천지에 가면 모두 가출하고 감금한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확인해보니 신천지에 대한 비방은 신천지로 못 가게 막기 위한 목회자들의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자신의 무지와 비리를 감추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천지를 음해하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의 비열한 행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말했건 문제점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해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이단경계심과 목사 말만 맹신하는 교인들의 태도가 한국교회 개혁에 진짜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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