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한국진보연대 주최로 열린 민주수호 결의대회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해산 결정된 통합진보당 이정희(가운데)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근조 민주주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강병기 당대표 후보, 이 전 대표, 오병윤 전 의원. (사진 출처: 뉴시스)

새정치, 새 지도부 첫 시험대… 여야 물밑 신경전
전 통진당 의원 출마 여부 변수… 재창당 가능성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2주년인 지난 19일 통합진보당(통진당)이 해산됐다. 헌법재판소(헌재)는 법무부의 청구를 받아들여 해산을 결정했고,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지역구 3명, 비례대표 2명)의 의원직도 박탈됐다.

이에 따라 선거가 없는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내년 4월 29일 보궐선거가 실시되면서 정국 변수로 떠올랐다.

내년 4월 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치르게 될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또 내년 하반기에 시작될 20대 총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돼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는 서울 관악을(이상규), 경기 성남·중원(김미희), 광주 서구을(오병윤) 등 3곳이다. 3곳 모두 전통적으로 야권 강세 지역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양보한 만큼 탈환을 노리고 있다.

서울 관악을은 노무현 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정태호 지역위원장과 비노계 김희철 전 의원이, 경기 성남·중원은 친노계 정환석 지역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 측의 정기남 전 정책위 부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광주 서구을은 지역위원장인 조영택 전 의원과 이용섭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후보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물급 중진이 포진될 전망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 신상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의 출마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야권 강세 지역이긴 하지만 의원직이 박탈된 전 통진당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야권성향표가 분열돼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통진당 이상규 전 의원은 20일 열린 해산 결정 규탄집회에서 “현재 의원직이 박탈됐지만, 5개월 후면 또 다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며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국민 앞에 다시 심판을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정당 해산에 따른 무소속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전 통진당 의원들이 내년 4월 보선 출마는 가능하다. 또 통진당 오병윤 전 원내대표는 이날 “헌법에 의원직 자격 박탈과 관련해선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이와 관련해선 연구를 통해 대응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또 해산 결정 이후 통진당 내부에선 재창당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이라는 이름을 변경하고,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강령 등을 수정한 후 당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선포하고 의원직까지 박탈시킨 시점에서 재창당이나 보선 출마 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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