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기업으로 확산조짐… 현대차·LG는 예외?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재계에 임금 한파 조짐이 일고 있다.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꺼내 드는 긴급조치의 일환인 임원 임금 동결 및 반납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그룹이 내년도 임원 임금을 전액 동결키로 하면서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내년 전 계열사 임원 2000여명의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줄자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5년 만에 임금동결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삼성은 최근 계열사별로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급여 동결을 통보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 삭감’에 해당하는 셈이다. 다만 실적에 따라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연말 성과인센티브(OPI)는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지난주 직원들에 대한 인사 고과 평가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실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하위 등급을 받은 직원의 경우 연봉이 동결되거나 삭감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연봉 20%를 삭감하고, 성과급도 전무급은 전액, 상무급은 30% 자진 반납한 바 있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동참했다.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찬반투표를 통해 내년에 임금을 동결하는 안을 가결했다. 임금동결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임직원은 지난 7월에 타결된 임단협에서 임원들은 연봉의 15%, 직원들은 1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대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임금을 반납했다. 당시 권오준 회장이 “기본급 30%를 반납하겠다”고 밝히자 80여명에 달하는 전 임원이 급여의 10~25%를 내놨다.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한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6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급여 10~30%를 반납했다. 한화그룹 역시 어려움에 빠진 주요 계열사 한화생명이 최근 노조와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 임금동결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최근 유가의 계속된 하락으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가 높아지면서 내년에도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그룹도 올해 전자나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임금 동결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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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기자
sun@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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