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역사적인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데에는 남미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가 발표된 17일(현지시각)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78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모두 양국의 관계 정상화를 발표하며 교황에게 “고맙다”면서 교황과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여름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한테 직접 편지를 써 보냈다. 그는 양국 대표에게 ‘인도주의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호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카스트로 의장에게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하라고 요청했고,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수감된 쿠바인들을 석방하라고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쿠바는 이번 관계개선의 첫 단추로 쿠바와 미국에 각각 수감됐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와 쿠바 정보요원 3명을 석방했다.

민주당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도 바티칸의 개입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확인했다.

첫 남미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까지 미국과 유럽에 치우쳤던 바티칸 외교에 변화를 가져왔다. 쿠바가 가톨릭 전통이 강한 국가라는 점도 협상에서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쿠바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 데다 중남미 출신인 교황은 쿠바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 교황의 중재는 더 큰 힘을 발휘했다.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선언 뒤 “하느님이 역사적 결정에 따뜻한 축하를 보낸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티칸은 양국 관계 강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교황청의 지난 30년간 외교 역사상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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