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의 문제점과 목회자 비리 등 한국교회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 비리를 꼬집은 영화 ‘쿼바디스’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는 사랑의교회 초호화 예배당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대형교회와 목사들의 비리를 고발한다. 성추행 논란으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음에도 전별금 13억원을 받아 교회를 다시 개척한 유명 목사, 탈세와 횡령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목사, 논문표절로 교계 내외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목사 등을 조명하고 있는 탓에 영화는 외려 한국교회의 눈치를 받고 있다.

특히 사랑의교회 전경과 오정현 목사의 이미지를 사용한 탓에 사랑의교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영화 ‘쿼바디스’ 공식 블로그에 공개하기도 했다. 초대형·초호화 예배당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만큼 건축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일었던 사랑의교회는 이번 영화와 관련해, 사랑의교회 신축건물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 건축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사실 탈세와 횡령, 세습 등은 영화에 언급돼 유추할 수 있는 대형교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병들 만큼 병들고, 썩어질 대로 썩어진 한국교회의 부정과 부패는 사실 입 밖으로 꺼내기 민망할 정도로 부끄러운 사건들이 많다.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흘린 그 보혈의 피로 말미암아 시작된 이 복음의 역사가, 동방 땅끝까지 이르러 전파되기까지 20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처음부터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말하는 ‘하나님의 종, 예수님의 종’이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하나님의 종인지, 혹은 돈과 권력과 명예의 종이 되어버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겉으로는 거룩한 척, 늘 상석에 앉아 교인들에게 대우받고 섬김 받기를 원하지 진정으로 교인들을 섬기거나 스스로 낮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목회자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물론 모든 목회자나 성직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본보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만 봐도 그렇다. 자신들의 교리나 생각과 맞지 않으면 뚜렷한 기준 없이 이단이라고 정죄하고 번복하기를 반복하다보니 교인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교세가 작을 때는 이단이었다가 확장되고 대형화되면 어느새 다른 목회자들에게 추앙받는 목사가 되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어디 이뿐이랴.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개신교가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천황신에게 절하고, 정치와 손을 잡고 권력과 명예를 옷 삼아 입고 다니니 어찌 이 모습이 하나님이 보시게 좋겠는가 말이다.

2000년 전 예수는 이 땅에 와서 공생애 3년 동안 그 시대 종교지도자들에게 회개할 것을 외쳤다. 스스로 거룩하다 생각하고 하나님의 자녀라 생각했던 당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 즉 종교지도자들에게 “너희 아비는 마귀”라고 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오늘날 한국교회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목회자들은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스스로에게 “과연 나는 누구의 종인지” 물어봐야 할 것이다. 과연 누구의 종이기에 권력과 명예욕에 불타 수억에 달하는 돈을 주고 단체장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며, 교회를 세습하려 하는 것인지 자신의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

개신교 성경 요한복음 10장에 보면 선한 목자와 삯군목자가 나온다. ‘삯군은 목자도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늑탈하고 또 헤친다’는 내용과 함께 ‘선한 목자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는 이 말씀을 모르는 목회자는 없을 것이다.

이 말씀을 안다면, 스스로가 하나님의 자녀를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지켜야 하는 목자라는 것을 마음 속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 분명 한국교회의 현실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화 ‘쿼바디스’는 지금 한국교회에 묻고 있다. “쿼바디스(quo vadis,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 물음은 아마도 한국교회가 한국교회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교회여,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이까. 진정 가야 할 바를 알지 못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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