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문스님은 이날 시상식에서 “이 세상엔 돈이나 권력, 명예, 지위보다 진실이란 것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누군가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을 진행해오면서 그것을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人상 | 혜문스님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혼이 담긴 계란은 바위를 깬다
진짜로 한다면 안 되는 게 없다
‘민족의제자리찾기’로 발전되길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진짜로 하니까 됩니다.”

몇 달 전 혜문스님과의 인터뷰에서 약탈 문화재 반환을 이끌어내는 비법이라도 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스님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기도 한 문화재 환수의 비밀이자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진짜로’ 하기 때문이다.  

10년 전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을 시작할 당시 혜문스님은 10년 동안 세상을 위해 중요한 50가지를 변화시키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자신과의 약속이자 세상을 위한 서원은 이제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11월 11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가동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이다.

혜문스님은 2006년 도쿄대학으로부터 조선왕조실록 47책, 2011년 일본 궁내청 이른바 천황궁으로부터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의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6.25 전쟁 당시 사라진 ‘황제지보’를 비롯한 대한제국 국새 및 조선왕실인장 9점을 오바마 대통령을 통해 직접 돌려받는 유례없는 일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스님은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는 데 있어 종교와 계층 간의 벽을 허물었으며,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바로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4 천지人상 시상식에서 종교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혜문스님은 이날 시상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진실이라는 것은 큰 힘을 발휘하고, 혼이 담긴 계란은 바위를 깨뜨릴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지난 10년 동안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을 진행해오면서 그것을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어 “문화재제자리찾기란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정신을 찾는 과정이자 우리 스스로가 주인임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며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와 역사를 딛고 주인으로 우뚝 서는 운동으로써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자리매김 되기를, 분단을 넘어 ‘민족의 제자리 찾기’로 발전되길 희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약탈문화재 반환을 성공할 때마다 이 일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해온 사람들은 뒷전이었다” 며 “천지일보가 진실을 덮는 포장지가 아닌 포장지 안에 감춰진 진실의 힘을 믿고, 문화재제자리찾기를 실천해온 수많은 익명에게 이 상을 시상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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