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때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이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파문이 퍼지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모르는 일” vs “폭행·폭언 있었다”… 논란 가중
진술 거짓일 경우 대한항공
오너家 모두 치명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땅콩 리턴’ 사건으로 비행기에서 내쫓긴 박창진 사무장이 사건 발생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박 사무장은 지난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견과류를 서비스하려던 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사무장인 자신이 용서를 구했는데 심한 욕설과 함께 매뉴얼 케이스 모서리로 손등을 찔러 상처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그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은 겪어보지 않은 분은 모른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대한항공 측이 검찰과 국토부에 거짓진술을 강요하기까지 했다는 게 박 사무장의 주장이다. 강요받은 거짓진술 내용은 ‘박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으며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렸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무장 폭행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밝히면서 진실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일단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의 조사를 마친 만큼 다음 주 중으로 최종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조만간 검찰에도 출두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조 전 부사장의 항공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한항공 김포공항 본사와 인천공항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또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던 승무원과 대한항공 본사 관계자, 부기장 등도 잇따라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행기의 운항기록과 블랙박스 등의 압수물 분석과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 전 부사장에게 출석을 통보할 방침이다.

박 사무장은 이미 검찰에 출석해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검찰 조사 결과 조 전 부사장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대한항공과 오너일가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앞서 조양호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조 회장은 지난 12일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에 출석하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애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며 공식 사과했다.

조 전 부사장 역시 이날 국토부 조사 직전 “심려 끼쳐 죄송하다.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무장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기업 맥신코리아 한승범 대표는 “조양호 회장의 기자회견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악화된 온라인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로 ‘땅콩 리턴’에 대한 여론은 작년 남양유업 사태보다 몇 배는 더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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