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두려움이 더 큰 두려움을 낳는다

▲ 요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2012’

영화 ‘2012’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소설과 영화 등에 단골 메뉴로 등장한 ‘2012’는 고대 마야인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로 끝나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2012년에 지구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유독 ‘2012’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가.

이는 ‘종말론’이라는 것이 특정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종말론’의 기원을 성경의 마지막권인 요한계시록이라고 볼 때 특정 종교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종말이 인류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지구의 멸망을 예고하고 있는 2012년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마야인은 지구가 5125년을 대주기로 운행되고 있다고 믿었으며, 그 주기에 따라 마야 달력을 제작했다. 그들은 이 주기가 끝나면 지구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믿었으며, 마야 달력은 2012년 12월 21일을 바로 그날로 정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2012년을 지구 종말의 날로 주장하고 있는 이들은 과학적 단서로 다음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고대 마야문명의 달력이 기원 전 3114년 8월에 시작해 2012년 12월 21일 끝난다’ ‘태양계의 감춰진 행성 엑스(X)가 2012년 지구와 충돌한다’ 등이 그것이다.

1982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견된 노스트라다무스의 새로운 예언서는 지구의 종말이 기존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이 예언서에 있는 그림 몇 장에 주목했다. 이들은 그림 속에 그려진 어린양이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희생양’을 의미하며, 이것이 곧 지구의 종말을 뜻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3개의 달과 1개의 태양 그림은 각각 세 번의 월식과 한 번의 일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이 발생한 이후에 지구는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그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다.

지난 2000년 미국의 과학자 테렌스 메케나는 64개의 서로 다른 모양의 괘를 가지고 치는 점인 중국의 주역을 수리적으로 분석해 시간의 흐름과 64괘의 변화율을 그래프로 표시했다.

그래프의 흐름은 4천년에 걸친 인류사의 변화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그래프가 상승한 시기에는 영웅이 등장하거나 새로운 국가가 탄생했으며, 그래프가 하강한 시기에는 인류사에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그래프가 끝나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1992년 다미선교회의 휴거(携擧) 소동이 일어나 사람들이 종말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마찬가지로 지금 미국에서는 종말론 공포가 심각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두려움이 더 큰 두려움을 낳고, 공포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있다. 종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종말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오히려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인류의 멸망이라는 극단적 종말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어쩌면 2012년 12월 21일은 지구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시작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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