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교에서는 수행을 통해 도술을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술을 부리는 도사들과 선한 일을 해 죽어서도 신선이 된 누더기 도사의 이야기를 통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야기에 권선징악 메시지 담아 희망 전해

나라와 민족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다. 삶의 방식과 민족성이 다른 만큼 그들의 문화 속에는 그 민족만의 독특한 색채가 가미돼 있다. 그렇기에 각 나라마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다른 느낌의 영화나 만화, 소설 등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같은 슈퍼히어로라고 해도 다른 성격, 다른 성향의 캐릭터가 탄생하듯이 말이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만화영화 속 캐릭터를 살펴보고, 내용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또한 만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종교와 종교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 첫 시간은 머리카락으로 도술을 부리는 ‘머털도사’ 이야기다.

만화영화 ‘머털도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이두호’ 선생의 작품이다. 작가는 이 만화영화에 한국적인 정서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도사와 도술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선과 악의 대결을 재미나게 그린 이 만화영화는 권선징악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결말을 지니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머털도사와 108요괴’ ‘머털도사와 또매’ ‘뛰어야 벼룩이지’ ‘머털도사님’ 등 몇 가지 스토리로 구성된 ‘머털도사’ 시리즈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머털도사’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도술을 배우기 위해 산으로 스승을 찾아 떠난 순수한 ‘머털이’와 그의 스승인 도술의 대가 ‘누더기 도사’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요괴들을 소탕한다는 내용이다.

▲ 머리카락으로 도술을 부리는 머털도사.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루 빨리 도술을 배우고 싶었던 머털이는 10년이 지나도 물 깃는 것과 머리털 세우는 기술만 가르쳐주는 누더기 도사에게 불만을 품기도 했지만 심성이 착한 머털이는 묵묵히 스승의 구박을 견디며 도술을 차근히 배워 나간다.

물론 어디에나 선이 존재하면, 악이 존재한다. 착한 머털이와 누더기 도사와 대립각을 이루는 인물로 꺽꿀이와 질악 마을에 사는 왕질악 도사가 등장한다.

꺽꿀이는 처음 도술을 배우기 위해 누더기 도사를 찾아갔지만 그 심성이 악함을 본 누더기 도사에게 쫓겨나자 왕질악 도사를 찾아가게 된다. 꺽꿀이가 도술에 재능이 있음을 파악한 왕질악 도사는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지만 심성이 악한 꺽꿀이에게 결국 배신을 당해 죽게 된다.

이 과정 중에 머털이와 꺽꿀이의 도술 대결이 펼쳐지고 위험에 빠진 제자 머털이를 구하려던 누더기 도사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렇지만 본래 선의 편에 있던 누더기 도사는 신선이 되어 다시 머털이와 함께 요괴를 무찌른다.

이것이 ‘머털도사’의 대략적 줄거리다. 이 만화영화 속 주인공인 머털이는 더벅머리에 납작코를 가진 못생긴 얼굴이지만 대단히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 비록 도술에는 탁월한 소질이 없었지만 10년 동안 물 깃는 것은 물론 스승 누더기 도사의 심부름만 하면서도 꿋꿋이 그 삶을 인내하고 이겨내 결국 도술을 터득하게 된다.

이 만화영화는 아무리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어도 그 심성이 곱지 못하면 선한 일에 쓰임 받을 수 없음을 은연중에 말해 주고 있다.

이는 우리민족의 심성이 선(善)한 것을 좋아하고, 악(惡)을 행하는 사람은 결국 벌을 받게 된다는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재 애매하게 받는 고난은 언젠가는 풀어지고, 그 업(業)에 따라 상벌을 받게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함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도술과 신선이라는 말은 도교(道敎)에서 사용하는 말로 도술은 도를 닦아 여러가지 조화를 부리는 요술이나 술법을 의미하며, 신선(神仙)은 중국 도교에서 도교의 의식과 가르침에 따라 심신을 수양해 신성(神性)을 얻은 불멸의 존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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