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2층 7770번 광역버스를 탑승하는 도민들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경기도 2층 광역버스 시범운행
“기존 버스보다 공간 넓어 편안하고 안정적”
안전 문제, 이용객 수요 등 세밀한 대책 필요


[천지일보 수원=강은주 기자] “2층 광역버스 투입으로 출퇴근 전쟁이 과연 해소될까”

경기도의 2층 광역버스 투입 첫날인 8일 오전 7시 수원역 앞. 2층으로 된 7770번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칼바람 추위 속에 버스를 기다렸다.

일반 차량들 사이로 우뚝 솟은 모양의 2층 버스가 나타났다. 기다리던 승객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버스에 올랐다. 일반 광역버스보다 사람을 더 많이 태우고, 계단이 2층까지 연결된 탓에 승하차 시간은 일반버스보다 길었다. 출근길에 처음으로 2층 버스에 오른 탑승객들은 광역버스 입석 금지 대안으로 투입된 2층 버스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수정(27) 씨는 “2층 광역버스 투입은 잘한 일이다. 오늘 처음으로 2층 출퇴근 버스로 이용했다. 앞으로 안전하게 잘 운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로 직장을 다니는 정일한(57, 수원 파장동) 씨는 “기존 버스보다 공간이 넓어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관광하는 버스에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계단을 이용해 2층에 탑승하는 분들은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탑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월 정부의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로 가장 많은 불편을 겪는 이는 경기도민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입석이 일부 허용됐지만, 입석 금지에 따른 효과는커녕 버스요금만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를 경험한 사람들은 ‘출퇴근 전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자연히 추가 대책에 대한 요구도 거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고통은 가중됐고, 입석 금지가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보다는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좌석이 꽉 찬 버스가 승객을 더 태우지 않기 때문에 승객들이 버스 기점 정류소까지 거슬러 올라가 대기하는 실태를 지적하고 “광역버스 역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국토부와 경기도는 이를 해결하지도 않고 무작정 광역버스 입석 금지 제도를 시행해 ‘출퇴근 교통대란’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경기도는 남경필 경기지사 공약이었던 멀티환승터미널 설치, 49인승 버스 추가 투입, 2층 버스 도입 등을 통해 입석 없애기 대안을 내놨다.

▲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2층 7770번 광역버스를 탑승하는 도민들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시민들은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엔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대안인 2층 버스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수원종합운동장 정류소에서 서울 사당역 근처로 출근하는 장현수(43) 씨는 “입석 금지는 당장은 불편하고 어렵다”며 “그러나 시민의 안전차원에서는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지광섭(23) 씨는 “현재 버스를 지나치게 늘린다고 해도 수도권 교통체증이 더 심화할 수 있기에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지 씨는 “그래서 2층 버스를 도입하면 기존버스 증차 없이도 더 많은 승객을 나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지난 8일부터 26일까지 수원~사당을 오가는 7770번 노선과 김포~서울역 M6117번, 남양주~잠실 8012번 노선에서 2층 버스 시범운행을 한다. 이번 시범운행을 거쳐 경기도는 국토부, 교통안전공단, 경기개발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2층 버스의 실제 대중교통 노선 투입과 적용 여부를 내년 1월 중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시범 운행 기간 2층 버스는 일반 버스와 똑같이 정류장에 정차하고 승객도 태운다. 요금은 시범운행을 하게 될 기존 노선버스와 같은 2200원(카드 2100원)이다. 버스에는 안전을 위해 공무원, 버스업계 직원, 정비사 등 3명의 안전 관리자가 같이 타게 된다.

정부의 입석 금지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된 2층 버스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정착하려면 2층 버스의 안전 문제와 요금, 정류장별 정확한 승객 수요 등에 대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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