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보다 펜스거리 길어, 상대 투수 집중견제도 숙제

대전구장보다 펜스거리 길어, 상대 투수 집중견제도 숙제
 
정들었던 한화를 떠나 일본 프로야구에 나란히 안착한 김태균(지바 롯데 마린스)과 이범호(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는 도전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하며 포지션별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일찌감치 일본의 관심을 받았던 이들이지만 어쩌면 내년은 이들에게 까다로운 일본 프로야구에 안착하느냐가 걸린 중요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김태균과 이범호에게 있어 대전구장보다 길어진 펜스거리가 가장 큰 숙제다. 대전구장에서는 펑펑 홈런포를 날렸지만 새로운 홈구장은 대전구장보다 홈런을 때려내기가 힘들다.

대전구장의 경우 왼쪽 펜스까지 98m, 가장 긴 거리가 114m인데다 담장 높이도 2.5m에 불과해 홈런을 치기가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김태균의 소속팀인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지바 마린 스타디움의 중앙 펜스거리가 8m 긴 122m인데다 담장 높이도 4m에 달한다.

8m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LG가 홈경기마다 펜스거리를 4m만 줄이고도 홈런이 양산되는 효과를 본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대전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마린 스타디움에서는 플라이볼로 그칠 수도 있는 것다.

이범호의 소속팀 홈구장인 후쿠오카 야후 돔은 한 술 더 떠 왼쪽 펜스까지 거리가 100m이고 중앙 펜스는 마린 스타디움과 같은 122m. 그런데 담장 높이가 5.84m나 된다. 김태균보다 홈런 치기가 수월치 않은 조건이다. 이 때문인지 이범호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홈런보다 타점 양산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홈구장뿐 아니라 퍼시픽리그의 구장 모두 가장 긴 펜스거리가 122m여서 국내에서 활동할 때처럼 대포를 터뜨리기 힘들 전망이다.

펜스거리뿐만 아니라 상대팀 투수들의 집중견제도 숙제다. 특히 퍼시픽리그에는 다르빗슈 유(홋카이도 니폰햄 파이터스), 이와쿠마 히사시(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와타나바 슌스케(지바 롯데), 와쿠이 히데아키(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 등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투수들이 득실하다.

퍼시픽리그는 다르빗슈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73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5명의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2점대를 찍었을 정도로 마운드의 높이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의 ‘현미경 야구’는 상대팀 타자들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를 최강으로 이끈 원동력인 통계와 분석야구보다 한두 수 위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 부상에 시달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상대의 빈볼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이종범(KIA)이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던 시절 맹활약하다가 상대의 빈볼에 부상을 당한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사례가 있듯 일본 프로야구의 빈볼은 상대의 기를 제압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적지 않은 선수들이 체면을 구긴 사례가 적지 않을 정도로 일본 프로야구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WBC의 맹활약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강타자로 평가받은 두 선수들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이 너무나도 소중한 기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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