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신의 손’보다 더 악질적” 주장도… FIFA는 재경기 요구 일축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사건’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언론과 심지어 프랑스 내부 여론까지 핸드볼 사건과 이로 인해 프랑스가 본선에 오른 것에 대해 조롱하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프랑스와 ‘앙숙’인 영국에서 집중 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선수시절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선덜랜드에서 뛰었고 지난 2006년 선덜랜드의 지휘봉도 잡기도 했던 니얼 퀸은 앙리의 핸드볼을 두고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보다 훨씬 악질적”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선덜랜드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아일랜드 대표로 뛰었던 퀸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신문 ‘텔레그라프’를 통해 “사람들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나왔던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을 말하지만 앙리는 이것보다 훨씬 악질적”이라며 “다들 내가 아일랜드 사람이라 이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스포츠계에 몸담으면서 가장 저질적인 장면이 이번 사건이라고 감히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텔레그라프’의 짐 화이트 칼럼니스트는 “앙리는 이제 더이상 좋은 사람(Mr. Nice Guy)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뗀 뒤 “앙리는 현재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와 함께 면도기 회사인 질레트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 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광고 모델에서 축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신문의 헨리 윈터 칼럼니스트 역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앙리의 출전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하지만 슬프게도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축구 스타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앙리의 출전금지라는 내 논리적인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스타 위주’로 돈벌이에만 충실히 하고 있는 FIFA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앙리의 전 소속팀 감독이자 같은 프랑스인인 아르센 웽거 감독도 “앙리는 이번 핸드볼 사건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어야 했다”고 말해 앙리가 “핸드볼은 맞지만 나는 주심이 아니다”라고 발뺌한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인 데이빗 베컴은 “앙리가 속임수를 의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앙리는 분명 훌륭하고 좋은 선수다. 몇몇 신문에서 좋지 못한 제목으로 앙리를 조롱하고 비난하지만 나는 앙리가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이에 대해 앙리는 자신의 트위터(www.twitter.com/thierry_Henry)를 통해 “나는 주심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누군가를 아프게 했다면 죄송하다”며 본선에서 탈락한 아일랜드 대표팀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한편 FIFA는 아일랜드축구협회가 제기한 재경기 요구에 대해 “주심에게 판정에 대한 전권을 준다는 규정에 따라 오심이 있더라도 재경기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FIFA가 아일랜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아일랜드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장 억울한 피해자가 됐고 프랑스는 가장 부끄러운 진출팀이라는 오명을 쓰고 이번 본선에 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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