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교육 신조어 풀이 (윤선생 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입제도, 취업난, 가정교육관 등 세태 반영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치열한 입시경쟁과 쉬운 수능,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교육 트렌드 변화 등은 올해 교육 시장에도 많은 신조어를 낳았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www.yoons.com)은 교육 관련 신조어를 모아 10일 발표했다.


◆잦은 정책 변동에 혼란스러운 수험생

난이도 조절 실패의 비난을 받고 있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물수능’보다 더한 ‘맹물 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실제로 영어와 수학B형 만점자 비율이 수능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험생은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내려가는 상황이 됐고, ‘난수표’라 불릴 만큼 복잡한 대입 전형 때문에 여러 가지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는 입시제도의 잦은 변동으로 피해를 입는 수험생을 일컫는 '마루타 수험생'이란 용어까지 나왔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실제 학년보다 4개 학년 정도 앞서 공부해야 한다는 일명 ‘4당 3락’도 성행하고 있다. 대입 수험생이 아닌 초등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진학에 성공했더라도 이들 중 상당수는 생각과 행동이 여전히 ‘고3’에 머물러 있는 ‘고4 증후군’에 시달린다.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탓에 목적이나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못할뿐더러, 불투명한 미래가 두렵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야 하는 현 상황이 버겁게 느껴지면서 나타나는 문제다. 이 같은 문제로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예정자가 등록금까지 납부한 뒤 마음을 바꿔 진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서머 멜트(Summer Melt)’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지속되는 취업난 속 경제적 빈곤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에듀 푸어에 이어 ‘잉글리시 푸어’도 등장했다. 취업준비를 위해 국내 대학생 상당수가 생활비의 80% 가량을 ‘영어’에 투자하면서 생겨난 용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로스쿨은 연간 2000만원이 넘는 학비 때문에 ‘돈스쿨’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렇게 취업을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고 있음에도 높기만 한 구직의 벽은 ‘빨대족’을 양산하기도 했다.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30대 이후에도 부모님으로부터 계속해서 경제적 지원을 받고, 심지어 부모님의 연금까지 빨대로 빨아 먹듯 가져가는 자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국내 시장으로 진출한 ‘이케아’의 인기에 편승해 ‘이케아 세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케아(IKEA)는 디자인이 실용적이고 세련되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언제라도 다른 제품과 대체할 수 있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인데, 낮은 몸값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다시 말해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급여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빗댄 표현이다.

◆구성원에 따른 가족관계 및 교육 트렌드 변화

반면 1가정 1자녀의 증가와 함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대접을 받는 아이가 늘면서 탄생한 용어도 있다. ‘골드 키즈’는 외동으로 태어나 공주나 왕자처럼 대접 받는 아이를 의미하며, ‘식스 포켓’은 부모를 포함해 자녀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어줄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등 6명의 어른을 가리킨다. 여기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골드 미스 이모와 고모까지 포함한 ‘에잇 포켓’이라는 마케팅 용어까지 나왔다.

북유럽식 양육방식인 ‘스칸디맘’과 ‘스칸디대디’가 지난해 가정교육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밥상머리 교육’이 급부상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맛있는 음식을 서로 나누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은 일종의 식사 예절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곧 인성교육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은 아빠들을 육아에 동참시켰다. 프렌드(friend)와 대디(daddy)가 결합된 ‘프렌디’, 플레이(play)와 대디(daddy)의 합성어인 ‘플대디’는 놀아주는 아빠를 지칭하는 대표적 신조어다. 아빠들이 친근함에 무게를 두었다면, 올해 엄마들은 사회적 문제와 모순에 직접 대항하는 마더쉽(mother ship)을 통해 ‘앵그리맘’(성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 양상은 세월호 사건 이후 절정에 달했다.

이외에도 최근 대치동 등 교육 특구에서는 영재학교 입시를 고시에 빗댄 ‘영재고시’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숲 체험에 대한 효과가 커지고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서 포레스트(forest)와 에듀케이션(education)이 합쳐진 ‘포레듀케이션(foreducation)’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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