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통일연구원에서 만난 박종철 연구위원.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박종철 선임연구위원
통일 이루려면 청년·지식인·여성 역할 ‘중요’
“정부와 국민, 적정한 협력구조 만들어야”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세계화가 진행되고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본과 식민지 과거사 청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좌절된 꿈이었던 통일은 여전히 우리들의 숙제입니다.”

평소엔 카푸치노처럼 부드럽다. 통일을 말할 땐 달랐다.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사냥감을 발견한 매처럼 반짝이는 눈빛이 그의 통일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치학 박사이며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박종철 선임연구위원. 그에게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통일의 중요성을 물었다.

최근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통일연구원에서 만난 박종철 연구위원은 통일을 이루려면 청년·지식인·여성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는 남북이 분단돼 북한의 핵 개발과 각종 군사적인 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며 “그로 인해 국방비와 긴장·갈등 등 심리적 비용,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비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분단비용을 해결하는 방법은 통일뿐”이라고 강조했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선 굳건한 의지와 이루겠다는 비전을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청사진과 구체적인 전략, 이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국민들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해 적정한 협력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일이 됐을 경우 실질적인 일을 하며 비용을 부담하는 세대는 청년이다. 그만큼 청년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박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통일 세대가 될 것”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개인의 삶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새롭게 형성하고,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게 통일”이라고 기대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청년세대에게 통일은 혜택이고 영광이다. 한국을 넘어 중국, 러시아, 호주 등 유라시아대륙까지 활동 공간이 확대되고, 직접적인 직장의 기회와 거주 영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통일은 청년들의 관심 밖이다. 분단 이후 60년이 지나면서 한국전쟁의 경험도 없고 냉전 시기도 겪지 않은 이 세대 청년들은 이전 세대와 전혀 새로운 환경과 풍요로운 조건 속에서 자라 통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너무 짧은 기간 급성장해서 생긴 문제”라며 “청년 세대들의 역사성이 가장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박 연구위원은 언론, 학계, 전문가 등 지식인이 통일 담론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재생산해내는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식인들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당위적인 목표로 현실적인 이유를 발굴해야 한다”며 “문제는 지식인들 사이의 시각차다. 지식인들의 다양한 견해들을 조정하고 최소한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다”고 지적했다.

치열하게 논쟁하고 타협·협상해서 공통분모를 만들어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정치권 따로, 지식인 따로 분리돼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이다. 그는 “지식인 내부에서도 견해가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지도 않고 자기 얘기만 한다”며 “회의를 해도 ‘이겼느냐. 졌느냐’ 자기 주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할 뿐”이라고 말했다.

여성도 중요한 일원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평화관·통일관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들이 대게 사회적인 공공이슈에 대해 객관적인 견해를 제시한다기 보다 자기 보호적인 가치에 목소리를 냈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독특한 통일 문화운동을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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