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마스쿠스 시 중심부에 있는 우마이야 대사원(Great Mosque of the Umayyads)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으로 이슬람 발흥 이래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넓은 대리석 광장이 특징이며, 비잔틴 양식의 건물 벽면은 금박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사진제공: 유네스코)

헬레니즘·로마·비잔틴·이슬람 문화 꽃피웠던 도시
도시 곳곳 다른 시대에 세워진 125개 보호 기념물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동쪽으로는 이라크, 서쪽으로는 레바논, 남으로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북으로는 터키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시리아(Syria; Syrian Arab Republic)는 1920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46년 완전 독립이 이루어졌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북한과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4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의 내전으로 현재까지 19만 5000여 명이 숨졌고, 이 과정에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까지 등장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과 이라크 북부를 점령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번영했던 도시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Damascus)는 중동 지역의 가장 유서 깊은 도시 중 하나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계속적으로 인간이 거주한 도시 중 한 곳으로, 도시 곳곳에는 서로 다른 시대에 세워진 125개의 기념물이 있다.

다마스쿠스 고대 도시(Ancient City of Damascus)는 기원전 3000년 무렵에 세워졌으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중요한 문화·상업 중심지가 됐다. 예로부터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隊商)의 통로가 교차되는 육상교통·교역의 요충지 및 순례지로서도 유명했다. 중세 시대에는 수공업 중심지로 번창했고 특히 검과 레이스 제작으로 유명했다.

다마스쿠스의 이름은 이집트와 아시리아의 비문(碑文) 등에도 기록돼 있다. 구약성서에도 그 이름(다메섹)이 밝혀져 있다. BC 66년부터 로마제국의 속령으로 번영했고 그리스도교의 부흥과 더불어 교구청이 설치되는 등 중심지로 부각됐다. 635년 아랍인이 침입하고, 7세기 후반부터 이슬람교의 발흥과 함께 번영하여 이슬람의 정치·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 다마스쿠스 시 중심부에 있는 우마이야 대사원(Great Mosque of the Umayyads)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으로 이슬람 발흥 이래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넓은 대리석 광장이 특징이며, 비잔틴 양식의 건물 벽면은 금박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사진제공: 유네스코)

최초의 이슬람 왕조인 우마이야 왕조의 수도이기도 했으며, 시 중심부에 있는 우마이야 대사원(Great Mosque of the Umayyads)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으로 이슬람 발흥 이래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이 도시는 바울이 그리스도교도들을 박해하려고 왔다가 이곳에서 성스러운 예수의 모습을 보고 뉘우쳐 독실한 사도가 되었다는 고사(사도행전 9장)가 있다. 동쪽에 그리스도교도, 남쪽에 유대교도의 거주구가 있고, 다시 그 남쪽 교외까지가 이슬람교도들의 거주지역이다.

주민은 아랍계 주민 외에 유대인·아르메니아인·페르시아인이 다소 거주하나 약 80%가 이슬람교도이며 그 가운데 수니파(派)가 압도적이다. 약 6만 명의 그리스도교도는 정치·경제·문화면에서도 유력한 세력이다.

아젬(Azem) 궁전과 개인 가옥을 비롯한 대부분의 건축 유산은 16세기 초 오스만제국 정복 이후의 것으로 이슬람 문화에 속해 있지만, 도시 곳곳에는 헬레니즘, 로마, 비잔틴 문화를 꽃피웠던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다. 로마 시대의 유피테르(Jupiter) 신전, 로마의 문들과 성벽, 마드라스(madrasas, 이슬람교 고등교육 시설), 칸(khans, 대상의 숙소), 요새, 공중목욕탕, 우마이야 대사원, 아젬 궁전, 개인 가옥 등 125점의 보호 기념물 외에도 도시의 배치도와 조밀한 도시 구조, 성벽과 문들이 중요한 유산에 포함된다.

특히 우마이야 대사원은 다마스쿠스를 거쳐 간 다양한 문명의 성전들이 계속 같은 자리에 건설됨에 따라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로마 시대에는 유피테르 신전이 있던 곳으로 그때의 남은 석조기둥을 볼 수 있으며, 비잔틴 시대에는 세례요한교회로 변했다가 이슬람 시대 우마이야 대사원으로 탈바꿈했다. 넓은 대리석 광장이 특징이며, 비잔틴 양식의 건물 벽면은 금박의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통 재료,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을 제대로 보존 및 관리하지 못한 탓에 침식에 취약한 상태이며, 성벽 밖의 역사지구에 대한 보존 정책이 부족해 환경적으로도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상업 활동과 준공업(semi-industrial) 활동이 성벽 안 도시와 교외의 주거 지역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유산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 다마스쿠스의 건축 유산 대부분은 16세기 초 오스만제국 정복 이후의 것으로 이슬람 문화에 속해 있지만, 도시 곳곳에는 헬레니즘, 로마, 비잔틴 문화를 꽃피웠던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제공: 유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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