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3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간의 보상을 위한 7차 교섭을 앞두고 반올림에서 빠져나온 피해가족(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이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우여곡절 끝에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피해자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의 합의로 ‘조정위원회’ 구성이 완료됐다. 하지만 정식 교섭 재개를 위해선 상견례, 교섭 규칙마련 등 진행해야 할 절차가 산적해 있어 연내 결과물을 도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족위 교섭단 대표인 송창호 씨는 “가족위와 삼성전자, 조정위의 상견례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직접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삼성과의 교섭 규칙을 정하고 조정위 참여 방식 등 논의해야 할 상황이 많아 연내 정식 재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상견례는 이르면 다음 주 말, 혹은 다다음주에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상견례를 한다고 교섭을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질 교섭을 진행하는 주체는 가족위와 삼성전자이기 때문에 양측의 요구사항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또 아직 교섭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어떤 방식으로 조정위의 참여를 요구할지에 대해서도 결정된 내용이 없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이런 교섭 규칙을 정하기 위해 지난 3일 만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각자 생각하는 교섭 규칙을 제안하고 조율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며 정식 협상 전에 규칙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가족위에게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가족위(6명)는 강경하게 입장을 고수하는 반올림에 부담을 느끼고 교섭 진척을 위해 분리돼 나왔다. 이후 빠른 협상을 위해 삼성에 조정위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반올림은 계속해 조정위 구성을 반대했던 터라 가족위는 어렵게 재개한 ‘협상’을 또 깨버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대화의 창구는 열려있다고 말했지만 반올림 측에 직접 참여제안을 하고 있진 않다.

반올림도 고민은 크다. 지금껏 일해 온 목적이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모양으로든 교섭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5일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 씨 등 피해자 가족들과 활동가들과 함께 향후 방향을 위한 전체회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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