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의 상징’ 애기봉 철탑 원상 복원하라”
해병대 군복 입고 항의… 청와대에 탄원서 전달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철거된 애기봉 등탑이 있던 자리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요청에 따라 임시로 성탄 트리 설치가 허용된 가운데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원로목사가 “애기봉 철탑을 원상 복원하라”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김국도(임마누엘교회 원로) 목사는 3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애기봉 철탑 22m로 원상복원하라’ ‘민주국가의 표상, 종교 자유의 상징, 무적 해병의 기상, 애기봉 철탑을 복원하라’라고 적힌 두 개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해병대 출신인 김 목사는 해병대 군복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김 목사는 이날 청와대 관계자에게 탄원서도 전달했다. 탄원서에는 “북녘 땅의 동포들에게 희망을 다시 찾아 달라. 현 정부와 국방부가 반기독교적이 아니고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 달라”며 “금년 성탄절에도 분단의 현장에서 성탄절 기념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복구를 허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목사는 “애기봉 십자탑은 1971년 건립돼 북녘 땅에 성탄 트리의 환한 불빛을 비추었다. 그 후 1987년경 대형 십자탑으로 개축하고, 각 교파와 교회들이 성탄절 전에 불을 밝혀왔다”면서 “북한 주민에게 희망을 준 십자탑이 최근 철거됐다. 그러나 오래되어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면 기독교계의 협조를 얻어 충분히 재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43년 동안 지켜온 자유의 등대를 철거해야 했는가. 이는 일관성 없는 대북·통일정책의 혼선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고 “대통령님께 간곡히 청원드린다”면서 애기봉 등탑 재건을 요구했다.

한기총은 안전 문제로 철거된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등탑에 임시 성탄 트리를 설치할 수 있게 국방부에 요청해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2주간 9m 높이의 성탄 트리가 설치된다.

국방부는 “평화를 기원하는 점등 행사의 취지와 함께 종교 활동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애기봉은 남북통일이 돼서도 평화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성탄 트리가 빛나고, 예수의 평화가 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애기봉 십자가 등탑은 1971년에 세워진 이후 43년 동안 전방 지역의 성탄절 점등 지역으로서 개신교계는 북한 주민들에게 평화의 상징으로 불빛을 전해 왔다.

한편 김포시는 평화공원 조성계획에 따라 애기봉 등탑을 내년 3월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안전 진단 결과 시기가 앞당겨져 지난 10월 철거했다. 애기봉 등탑 대신 김포시는 평화공원에 54m 높이의 전망대를 만들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