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성심성의껏 대화” vs 삼성테크윈 비대위 “매각 철회”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의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4개사 계열사 임직원들은 매각 철회를 주장하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삼성이 매각을 반대하는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과 위로금 지급 등을 포함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히자마자, 매각을 반대하는 계열사 측에서 거세게 반발했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지난 3일 오전 사장단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4개 계열사 임직원들의 반발과 관련해 “위로금 지급 등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삼성테크윈 매각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삼성테크윈 매각반대 범비상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매각을 조건으로 한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삼성테크윈 비대위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위로금을 포함한 전반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삼성그룹이 회사의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려는 파렴치한 전략의 첫 단계”라고 맹비난했다. 또 사측으로부터 매각과 관련한 어떤 내용의 사전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후 삼성그룹 측은 약 2시간 뒤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되는 4개 회사의 임직원들과는 아직 대화가 시작되지 않은 단계”라며 “현재 임직원과 회사 간의 대화 창구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구성되면 임직원들과 성심성의껏 대화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대위 측이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사 소속 임직원들은 고용 승계와 매각 과정에서 돌발 변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매각 규모가 2조 원에 달하는 빅딜인 만큼 완벽한 고용 승계에 대한 의문과 한화 내에서 업무가 전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테크윈 보안사업부(cctv)의 경우에는 한화로 이전될 경우 매칭될 만한 부서가 없기 때문에 매각 후 정리해고를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각이 결정돼 한화에서 실사를 진행할 경우 그동안 삼성테크윈의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연봉 협상 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달 26일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매각 계열사 소속 인력은 약 9000명이다. 이 가운데 매각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테크윈의 직원은 해외사업장을 포함해 6000명이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측은 테크윈 등 매각 대상인 4개 계열사 임직원을 상대로 조만간 고용 안전과 처우 등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위로금 지급 등의 방안을 들고 매각반대 계열사 직원들을 설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소재 매각 잔류 직원에게 위로금으로 한 명당 평균 6000만 원(일시금 4000만 원+10개월 치 기본급)가량을 지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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