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중심·여성중용·순혈타파’ 인사 원칙은 그대로 
‘갤럭시 쇼크’ 무선사업부 대대적 조직개편 있을 듯

메모리 뜨고 모바일 지고
삼성전자 승진자도 62명↓
외국인 최초 女임원 눈길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그룹이 4일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총 35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임원 인사는 주력인 삼성전자 실적부진 영향으로 승진 규모가 지난해(476명)보다 123명(25.8%)이나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임원을 62명이나 줄였다. 확실한 ‘신상필벌’식 인사가 확인되면서 회사 전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성과주의 원칙 재확인
이번 인사에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의 인사 원칙이 적용된 곳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규모는 165명으로 지난해(227명)보다 27.3% 감소했지만 높은 성과를 거둔 메모리사업부는 지난해보다 2명 늘어난 22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반면 올해 큰폭의 실적하락을 겪은 무선사업부 소속의 승진자는 예년에 비해 대폭 감소됐다. 메모리사업부와 달리 해당 사업부 소속의 정확한 승진자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내주 조직개편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칼바람’이 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무선사업부 임원 200여 명 중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가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타계열사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내주 정확한 조직개편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긴장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매를 들긴 했지만 성과주의의 표본인 발탁인사 비율은 유지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남겼다. 올해 승진연한을 다 채우지 않고 별을 단 발탁 인사는 56명으로 지난해(85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전체 승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대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 임원 세대교체가 속도를 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공채 임원 시대 정착화
 


여성 임원 승진자는 14명으로 지난해 15명보다 1명 줄었다. 전체 승진자 규모가 줄어든 것에 비하면 여성 인력 중용 기조는 지속됐다. IT상품전략 전문가인 삼성전자 하혜승 상무는 여성 전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 승진자 중 하혜승 신임 전무를 제외한 13명이 신임 임원을 달았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경영 출범 초기(1992~1994년) 대졸 공채 출신들이 신임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박정선·박진영 부장, 삼성SDS 정연정 부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여성공채 임원 시대를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전자 중국 본사의 장단단 부총경리는 해외 현지 여성인력 중 최초로 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순혈타파 ‘인재제일’ 경영 여전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외국인 승진 규모는 9명으로 2013명 10명, 2014년 12명 등 전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인 데이빗스틸 전무는 북미 기업홍보 기능 강화와 적극적인 대외협력 활동을 통해 삼성 브랜드 위상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외국인 부사장 승진자는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의 프라나브 씨로 불과 33살의 나이에 상무로 승진했다.

프라나브 상무는 갤럭시 기어의 모델을 제안했고 360도 3D영상 촬영 카메라 등의 UX(사용자 경험)를 개발했다. 그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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