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6자 회담 통한 북핵 문제 검증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렸다. 

양국 정상이 만나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3번째로 이 대통령은 한미 FTA와 북핵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등의 문제도 공동의 노력을 같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핵 일괄타결 방안인 이 대통령의 ‘그랜드바겐’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이 그랜드바겐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에 동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지지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입지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8일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 북미 양자대화의 시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본인이 그랜드바겐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그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해결 시한을 상정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20년 동안 북한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오늘까지 아무런 협의점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며 “북한에 핵 포기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확인을 위해 그랜드바겐을 제시한 만큼 해결 시한을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양국의 공조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과거의 패턴은 종식시켜야 되겠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의 완화를 위해 북한은 핵 문제에 있어 적절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보여준 돈독한 신뢰와 우정은 ‘혈맹’으로 상징되는 양국이 변함없는 협력동반자 관계임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미 FTA의 비준에 대해 양국 정상은 ‘진전을 위한 노력’이란 합의를 도출했지만 쇠고기와 자동차 등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의 신속한 비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양국의 무역을 확대함으로써 양국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비준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FTA 비준이 전략적인 관계에 있어 한국과의 동맹을 돈독히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한국과의 FTA 비준이 미국 국민에게는 모든 아시아를 묶어버리는 것으로 인식돼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문제로 인해 한미 FTA 비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미국과 통상에 있어서 균형을 잡고 있다”며 “자동차 문제 때문에 비준이 안 된다고 하면 한국은 미국과 다시 논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바마 대통령과도 이야기를 했다”고 밝혀 FTA 비준 전에 자동차 부문의 재협상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는 별도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 쇠고기 부분에서 미국에 불리한 조건이 많다는 미국 행정부의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정상은 전략동맹의 ‘내실화’를 위해 6.25전쟁 발발 60년인 내년 양국 외교, 국방장관이 만나 미래지향이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과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민감한 문제는 이날 정상회담의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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