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 시행 1년… 사용률 올랐지만 아직도 ‘갈 길’ 멀다
도로명 주소 시행 1년… 사용률 올랐지만 아직도 ‘갈 길’ 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있는 잠일초등학교와 잠일고등학교의 도로명 주소다. 잠실엘스 아파트는 올림픽로 99지만, 잠일초등학교는 올림픽로 95, 백제고분로 21로 전혀 다른 주소가 부여돼 혼선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 캡처)

다시 인터넷 검색해 이전 주소로 바꿔 사용
“일일이 찾기 어려워”… 시민들, 불편 호소
큰 아파트단지에 한 가지 주소 부여돼‘ 혼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 택배 기사인 김정훈(가명, 35,남) 씨는 도로명 주소로 난항을 겪고 있다. 도로명 주소가 표기된 택배는 이전 주소로 표기된 택배보다 배달이 지연돼 고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도로명 주소는 인터넷으로 검색한 후 이전 주소로 배달해야 한다. 김 씨는 “택배기사들이 도로명 주소를 모르기도 하지만 막상가면 주소의 일관성이 없어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4000억 원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한 도로명 주소가 전면 시행된 지 다음 달로 1년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활용도가 낮고, 획일화되지 않은 주소로 인한 혼선이 여전하다.

시민들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안을 실행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본지가 우정사업본부로부터 받은 ‘도로명 주소 표기 우편물 현황’에 따르면 10월 도로명 주소우편 사용률은 59.16%다. 우편물 10개 중 4개는 도로명 주소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도로명 주소를 전면 시행한 지난 1월 우편 사용률은 25.92%였으나 2월 26.61%, 3월 30.24%, 4월 31.22%, 5월 34.06%, 6월 34.12% 등으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후 7월 41.0%, 8월 50.18%, 9월 52.09% 등으로 급증했다. 이는 8월부터 도로명 주소 우편물에 대한 우편요금이 할인돼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도로명 주소에 대한 일선의 혼선은 여전하다. 특히 운송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더했다. 중국음식점에서 배달하는 변재민(35, 남) 씨는 “도로명 주소는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해서 찾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주문도 도로명 주소로 오지 않고 이전 주소로 온다”고 말했다.

요구르트 판매원인 전수정(62, 여,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씨는 “마을의 특징으로 동 이름을 배우고 컸기 때문에 도로명 주소가 정말 어렵다”며 “바쁘게 일하는데, 일일이 검색하고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난 우리 집 주소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길에 도로명 주소를 부여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법적으로는 ▲아파트 단지에 1개의 주소를 부여하고 동과 층, 호 상세주소를 사용하는 방법 ▲단지 내 도로에 개별 도로명 주소를 부여한 후 동별로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안전행정부가 정청래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아파트 도로명 부여 현황’에 따르면 전국 3만 7293개의 아파트 단지(나홀로 아파트 포함)에 도로명을 부여했는데, 이 가운데 2만 4436개 단지의 아파트에는 일률적으로 한 개의 도로명 주소만 부여했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를 일률적으로 한 주소만으로 묶어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5678세대가 사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에 부여된 도로명주소는 올림픽로 99다. 단지 한 가운데에는 잠일초등학교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잠일고등학교가 있는데 각각 올림픽로 95, 백제고분로 21로 전혀 다른 주소가 부여됐다. 도로명 주소만 가지고는 단지 안에 있는 잠일초등학교와 잠일고등학교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날 때마다 정부는 “불합리한 부분은 검토해서 개선하겠다”고 했다.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도로명 주소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도로명과 건물번호 활용사업 예산에 올해(84억 7100만 원)보다 32% 줄어든 57억 7000만 원가량을 편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효성 높은 보완책은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최은수(40, 여,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씨는 “왜 이렇게 바꾼 건지 모르겠다. 도로명 주소를 쓰는 사람이 시민 10명 중 1명이나 될 것 같으냐”며 “쓸데없이 주소 바꿔서 시민들에게 혼란만 줬다. 시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강위랑 2014-12-03 17:09:20
옛날 주소가 좋아요 새 주소 외우기도 귀찮고 이상해서...

박덕이 2014-12-02 13:15:57
일본의 잔재라고 편리한 옛날 주소를 버리고 왜 불편한 도로명 주소를 정부는 고집하는 것인가?

진짜 불편하다.

호두마루 2014-12-02 12:12:30
나도 아직까지 새 주소명을 모른다. 헷갈리~~~

잘 해야지 글게 2014-12-02 11:42:25
도로명으로 왜 바꿨는지... 개인적으로 넘 불편했는데 택배는 완전 짜증나겠군...흠흠...

아프로디테 2014-12-02 11:08:43
도로명은 도대체 누구좋으라고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번지수로 익숙했던 것이 낫지 않을까. 너무 불편해서 더 안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