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채용기업들의 면접이 한창인 그야말로 ‘면접시즌’이다. 주변에서 미리 뽑아 놓은 예상 질문을 달달 외워가며 준비에 들어간 면접예정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면접관의 질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저 ‘정직하게’만 답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취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주요 기업 면접질문에 숨겨진 진의(眞意)를 알아봤다.

먼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 등)”라는 질문은 개인의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지원자의 장·단점은 지원 회사, 지원 직무와 철저히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꼼꼼함을 요구하는 회계부서에서 ‘덜렁댄다’는 지원자를 뽑을 이유가 없고, 대인관계가 중요시 되는 영업부서에서 ‘수줍음을 탄다’는 지원자를 반길 리 없기 때문이다.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토대로 스펙을 품평하는 질문도 상당수다. 특히 “자사는 학점을 중요시하는데, 낮은 학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처럼 좋지 않은 스펙을 탓하며 압박하는 면접관이 적지 않다.

하지만 면접관은 서류전형에서 이미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검토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면접관은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한 상황에 대처하는 지원자의 자세를 보고 싶어 한다.

“원치 않는 부서에서 일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 역시 면접관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하나다.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대우조선해양)” “경영지원을 지원했는데 영업에 배치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롯데칠성음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면접관들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희망 직종에 대한 열의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실제 타 직종을 언급하며 질문할 때는 지원자의 역량에 따른 면접관의 권유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원 직종에 대한 본인의 관심과 열의를 충분히 설명하되 면접관의 의견을 존중해 ‘경험과 배움의 기회로 삼아 열심히 해 보겠다’는 정도의 답변이면 무난하다.

신입사원에게 상사의 지시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어명’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면접관이 “회사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현대중공업)” “직장 상사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NHN)” 등의 질문을 한다고 해서 충성도를 시험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면접관은 지원자가 ‘지시 수행’과 ‘도덕 준수’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합리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인지를 본다.

‘도덕이나 사회규범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일단 따르겠다’는 전제 하에 의견을 펼치는 것이 좋고, 면접관에게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구체적으로 묻거나 상부에 보고해 일을 처리하겠다는 답변은 금물이다.

긴장되는 면접을 끝까지 잘 마친 지원자. 이제 인사를 하고 면접장을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면접관이 지원자를 붙잡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삼성전자, 한국쓰리엠 등)” 이렇게 질문한다.

의외로 이 질문에 당황해 면접응시의 소감을 읊는다거나 면접 시 아쉬웠던 점, 부족했던 점을 짚어보는 지원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면접관이 이 질문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입사의지’다. 그러므로 ‘마지막 한 마디’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것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한다. 덧붙여 입사 후의 포부를 밝히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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