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만난 한국여성세무사회 김귀순 회장이 인터뷰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김귀순 한국여성세무사회 회장
나눔人 릴레이 인터뷰

情 그리워 우는 고아원 아이들 모습 보고 봉사에 투신
보릿고개에 광 열어 먹을 것 나누던 조부모 본받고파
말 한마디·미소, 작은 것 같지만 사회 따뜻하게 만들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여성세무사회 김귀순 회장은 사무실에서 항상 서서 일한다. 앉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 책상 높이를 일부러 가슴 아래까지 올렸다. 업무는 단시간에 완벽히 끝마친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그의 행복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아나서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세무법인 ‘부민’)에서 만난 김 회장은 환한 미소로 반겼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가진 그는 상대방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였다. 사무실 안에 놓인 서류와 상패들은 그의 직업이 세무사라는 것을 말해줬다.

현재 그는 (사)한국재난구호 부총재, 어린이재단 경기남부후원 회장, 국세청 지하경제 양성화위원, 연세 사회복지회 이사 등 여러 직책을 맡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그러면서도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사회복지다.

“사회복지는 저와 이웃을 하나로 연결해 줘요. 말 한마디와 미소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요. 또 제가 가진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하면 저도 마음이 훈훈해져요.”

▲ 중증장애아동 요양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 김귀순 한국여성세무사회 회장)

그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그 날을 잊지 못한다. “30여 년 전 우연히 수원의 한 고아원을 방문했어요. 보모들이 자리를 비우는 일요일이었죠. 결혼 전이라 저는 아이 돌보는 법을 몰랐어요. 아이가 울면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게 고작이었죠.”

그렇게 첫 번째 봉사가 끝났다. 일주일 후 다시 고아원을 찾았을 때 이상한 일이 생겼다. 김 회장, 그리고 함께 간 사람들을 본 고아원 아이들이 동시에 울음을 터뜨린 것.

“아이들이 왜 저희 얼굴을 보고 우는 거죠?” 휘둥그레진 눈으로 보모에게 물었다. 알고 보니 정이 그리워 우는 것이었다. 김 회장의 가슴이 미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을 계기로 김 회장은 봉사와 연을 맺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봉사를 하게 된 건 지난 2010년이다. 그해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사회 곳곳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진도 세월호 봉사활동, 탈북여성 돕기, 한국재난구호 노숙인 저녁봉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여성세무사들과 함께 ‘세금 관련 서적’도 냈다. 판매수익금은 중증장애자어린이 후원과 서울구치소 그림기증에 사용했다.

김 회장의 ‘박애정신’은 그의 조부모의 영향이 컸다.

“보릿고개 시절 할아버지는 집 광문을 활짝 열고 마을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줬어요. 할머니는 타인의 아픔, 어려움을 함께 걱정해주고 도와주셨죠. 그런 조부모님을 저는 굉장히 존경합니다. 그리고 항상 본받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주위에 도움을 원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며 “내가 먼저 주위를 둘러보고 손 잡아주면 세상에는 더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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