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 특별 공동기획|위험에 처한 세계유산③] 페루 찬찬고고유적지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 특별 공동기획|위험에 처한 세계유산③] 페루 찬찬고고유적지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찬찬 유적지는 전략적인 도시 구조를 보여 준다. 흙벽 구조물들과 찬찬 유적지 전경(위), 흙벽 프리즈 장식 무늬. (사진제공: 유네스코)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남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나라 페루는 기원전 900년경에 인디언 부족인 차빈 족이 최초의 문명을 꽃피웠다. 이후 15세기 케추아족이 잉카제국을 세워 지금의 페루를 비롯해 에콰도르, 칠레,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드넓은 지역을 다스렸다. 하지만 1532년 에스파냐의 모험가 F.피사로가 이끌고 온 군대에 정복된 후 300년 동안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았으며, 1821년 독립 선언 후 1824년에 완전한 독립을 이뤘다.

정식명칭은 페루공화국(Republica del Peru)이다. 토착 문화와 에스파냐 문화가 서로 공존하고 혼합되기도 한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으며, 남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4000년 넘게 고대 문화유산을 간직한 나라다.

치무왕국 수도 ‘찬찬’ 고대 도시 중 걸작

고대 페루 치무(Chimu)왕국의 수도였던 찬찬(Chan Chan)은 15세기에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잉카 제국에게 점령됐다. 찬찬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흙으로 만든 가장 큰 도시였다.

전체 면적 6㎢ 미만인 이 도시는 큰 직사각형의 9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구역은 두껍고 높은 흙 담으로 구분된 ‘요새’ 또는 ‘궁전’들이다. 이 각각의 궁전은 독자적인 도시 단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단위는 하나 이상의 광장 주변을 중심으로 몇 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광장은 경우에 따라 의식적인 성격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여기에는 신전과 주거지, 저장소, 주방, 저수지, 과수원, 정원, 장례 시설, 공동묘지 등이 포함돼 있다.

건물의 흙벽은 대부분 추상적인 무늬와 사람 형태, 동물 모양의 프리즈(frieze)로 장식돼 늘어선 커다란 유적에 이례적으로 화려함을 부여한다. 이 9개의 직사각형 구역 밖에는 서쪽과 남쪽으로 산업 활동 구역 네 곳이 발견됐다. 이곳에서 이뤄진 주요 활동은 목공과 직물 직조, 금·은 세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남쪽 지역은 관개 시설의 유적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농지로 이용된 것 같으나 신전도 발견됐다.

유네스코는 찬찬 유적에 대해 “찬찬 계획도시는 스페인 정복 이전의 가장 큰 도시이자 사라진 치무왕국의 유일한 증거이며, 거주지의 모습은 뛰어난 걸작이다. 그리고 도시의 계층적인 구조는 정치·사회적 이상을 반영한 것으로, 이상이 이렇게 분명하게 표현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불법 도굴·농경으로 위험에 처한 고대 유적

1200년 무렵 치무 문명에 대한 고고학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는 4세기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모치카(Mochica)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북쪽 과야킬(Guayaquíl) 만에서 남쪽 건조 지대까지 복잡한 관개 시설을 지었으며, 80㎞의 수로를 통해 흐르는 강물을 이용해 찬찬 인근 지역에 물을 공급했다. 이로 인해 치무 문명의 절정기에 찬찬 주변 지역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치무 문명의 절정기를 풍미했던 찬찬 고고 유적 지대의 풍요로움을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스페인의 보물 사냥꾼이 찬찬 유적지를 약탈했으며, 현재 국가 차원의 유산보호 법안이 있음에도 도굴꾼들의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의 보호를 위한 고고학 탐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취약한 건축 자재인 어도비 벽돌(햇볕에 말려서 굳힌 벽돌)이 급속하게 부식되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유적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또 과거에 발굴돼 조사가 이뤄진 구조물은 대부분 완전히 사라졌다.

페루 ‘찬찬 고고 유적 지대’는 흙으로 지어진 건축물의 보존 상태가 불안정했으며, 엘니뇨 현상 등의 기후 변화에 취약해 1986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고고유적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도굴 문제와 이 유적을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 계획, 불법 농경 등도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페루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시정조치 이행과 관리계획 등 보존 상태를 개선하려는 조치를 시행했다. 그리고 1999년 이후에는 유산의 지하수면 상승에 따른 위협을 처리하기 위해 구제 조치됐다. 관리 계획은 2000년에 10개년 계획으로 승인됐다.

조치가 연속해서 완성됨에 따라 페루에서는 ‘작업단 110(Implementing Unit 110)’ 창설과 관리 계획 이행을 위한 자금의 지속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유산이 갖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려면 적절한 참여 관리 체계를 모두 가동하고 보존과 보호, 공공 사용 관리 조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재정자원과 인적자원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유산의 사회적, 자연적 위험을 동시에 다루려면 효율적인 위험 관리 계획도 세워야 한다”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페루의 문화적 상징으로 유적을 보존하면서 지역과 국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찬찬의 미래 비전이다. 고고 유적지를 보호하고 공개하면 유산의 가치와 페루의 문화적 정체성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장은실 2014-12-01 21:40:07
안타깝다.. 지키지 못해서,, 조상들이 정말 머리가 좋았는 것 같은데,

한정희 2014-12-01 15:02:27
흙으로 지은 구조물이 어떻게 2천 900년이나 유지될 수 있었는지..
정말 신비합니다

블랙맨 2014-12-01 11:34:53
세상에는 멋지고 값진 유산들이 참 많군요 저것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