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배심 백인 경관 불기소 판결에 따른 반발
24일은 전쟁터 방불, 점차 평화적 시위로 진행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 미주리 주에서 퍼거슨 사태가 지난 8월에 이어 다시 터졌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지난 24일(현지시각) 촉발된 퍼거슨 소요 사태가 사흘 째 이어지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퍼거슨 시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시청 건물 앞에서는 시위대 200여 명이 대런 윌슨 경관에 대한 모의재판을 열었다. 이날 시위대 3명이 시청 건물 안까지 진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전역 170여 개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으나 첫날 시위 강도에 비해 비교적 누그러진 분위기이다. 24일에는 화염병이 터지고 약탈과 방화 등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미주리 주 정부는 치안을 위해 25일 밤부터 주방위군을 2200명으로 늘리고 경찰 병력을 추가로 투입했다. 26일 워싱턴 DC 등 170여 개 도시에서 대규모 심야 집회와 시위가 열렸지만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첫날밤보다) 훨씬 상황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도시에서는 여전히 거센 항의가 지속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미국 전역에서 4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지만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퍼거슨 사태는 지난 8월 처음 발발했다.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여러 발의 총격으로 사망했고 미국사회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흑백 갈등이 확산됐다. 시위는 폭동 양상으로 번졌고 같은 달 18일부터 주방위군이 동원되며 비상사태가 발효됐다. 9월 3일에서야 해제됐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인권 침해로 국제사회에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이 도리어 미국을 비난했다. 26일 IB타임즈와 다수 외신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야말로 최악의 인권 유린 국가”라며 “인종 때문에 차별과 굴욕을 당하고 주민들이 언제 총에 맞아 죽을지 몰라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인권 유린 국가”라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결의안이 내달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유엔 인권결의안을 지지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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