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에 이전할 기업들에 대한 밑그림에 대해 밝혔다.
정 총리는 1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 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세종시 입주 추진 기업에 대해 “중견기업, 이름만 대면 금방 알 만한 상당한 기업들이 오겠다며 90~95% 마음을 굳히고 있다”며 “‘행정부처만 가는 게 아니구나’는 인식을 가져 세종시에 오겠다는 기업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 추진 이전의 기업유치 활동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국내외 기업들과 접촉했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국내외 기업들도 여럿 있다”며 “그러나 MOU라는 것이 약속을 안 지켜도 상관없는 것이고 실제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한 곳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세종시가 좋은 도시가 되지 못하면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토의 균형발전 등 애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자족기능이 튼튼해야 한다”고 말해 ‘세종시 수정’을 위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밝힌 정 총리의 발언을 통해 정부의 ‘세종시 세일즈’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으며 기업들 입장에서 세종시 이전에 대해 상당부분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주말 공동화’ 현상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해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세종시에 이전하는 기업들에 대한 전폭적인 세제지원뿐만 아니라 주거나 기반시설 용지, 공원․녹지 비율을 각각 1~7% 포인트 수준에서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종시 이전 기업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정몽구 회장은 세종시 이전에 대해 “내년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마지막 회장단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하고 현대․기아차의 연구소나 계열사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부와의 접촉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은 “아직 정부와 대화를 나눠 보지 못했다”고 밝히고 “중국에서 현대차 제3공장을 지으면 중국에서의 현대차 생산량이 90만 대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어 우리에게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