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야외스케이트장이 설치되고 있다. 광장 오른쪽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리본이 묶인 여섯 그루의 나무가 눈에 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상으로 돌아간 서울광장
추모공간 서울도서관 옮겨
스케이트장 설치공사 한창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24일 오전 서울광장 앞은 겨울맞이를 위한 손길로 분주했다.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있던 자리엔 스케이트장 설치가 한창이다. 스케이트장은 지난해 총 20만여 명의 시민이 이용했다. 광장 한 켠엔 성탄절을 한 달 앞두고 대형 트리도 설치되고 있다. 공사장 뒤로는 노란 리본이 덥수룩하게 붙은 여섯 그루의 나무가 눈에 띄었다.

지난 7개월간 세월호 추모객과 함께했던 서울광장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오후 9시를 기해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철거했다. 바로 그 다음 날인 22일 서울광장에서는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노동시간 단축, 노동 기본권 쟁취, 공공부문 노동탄압 분쇄, 관치금융 철폐, 공적연금 개악 저지,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하는 한국노총 2014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수개월 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던 광장은 각종 집회와 축제가 열리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추모공간은 서울광장 뒤편 서울도서관 3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분향소 철거와 동시에 ‘4.16 세월호 참사 기억 공간 별이 되다’가 개장됐다. 그러나 매주 월요일이 법정 휴관일인 탓에 서울도서관 정문은 굳게 닫혀 있다. 정문 옆에 선 노란색 입간판만이 이곳에 추모공간이 있음을 알렸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순수영(23, 여)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오랫동안 우리 주변에 존재하던 노란 물결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야속하게 느껴진다”며 “분향소는 철거하더라도 여러 곳에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걸린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정소영(37, 여) 씨는 “세월호 합동 분향소 철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대로 진실까지 묻혀서는 안 된다”며 “도서관 휴관일이 아니라면 추모공간에 갔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분향소 철거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사라지는 건 마음 아프다. 하지만 분향소의 유지보다 세월호 참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30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